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미국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하고 있는 영국 남부 버밍엄시 인근의 갤러거 쇼핑 파크를 지난 10일(현지시간) 인수했다. 인수가는 1억7,500만파운드로 약 2,568억원이다. 국내 금융사가 영국 쇼핑몰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영국에서 거래된 리테일 자산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하나금투는 자기자본을 투입해 한국자산에셋운용(KAIM)이 설정한 펀드를 통해 쇼핑몰을 총액 인수했다. 앞으로 일부 지분은 국내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셀다운(재판매)할 계획이다.
갤러거 쇼핑 파크는 연 면적 3만3,398㎡(1만103평) 규모로 레스토랑·의류·가구·유아용품 등 23개 매장이 입점한 대형 쇼핑센터다. KKR은 2014년 쇼핑몰을 인수해 인근 3개 쇼핑몰을 추가로 사들여 운영해왔다.
국내 금융사들은 대체투자 상품으로 해외 상가 투자를 꺼려왔다. 임차인과 장기 계약으로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거두는 오피스빌딩이나 물류센터와 달리 경기에 따른 손바뀜이 많아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금투는 갤러거 쇼핑 파크가 영국 내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입지와 규모, 임차인이 20년 정도 지속해서 유지되는 점 등 안정성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나금투 내부에서는 기대수익률(IRR)을 연 13% 정도로 보고 있다.
IB 업계의 한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가는 “최근 해외 대체투자 붐이 일면서 영국이나 동유럽 오피스 투자가 대세인 상황에서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하나금투를 시작으로 다른 증권사들 역시 리테일 자산 투자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