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 원내대표가 특검 조사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당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에도 이상한 기류가 없었고 워싱턴에서도 특파원들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무혐의 자신감을 보였지만 귀국 하루 만에 유서를 남긴 채 투신했다. 유서에서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면서도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남겼다. 그는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내세운 진보정당의 상징적인 인물인 노 원내대표가 이를 스스로 부정했다는 현실을 견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에 대한 미안함도 컸다. 정의당은 최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까지 넘어서며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최근 노 원내대표의 불법자금 수수설이 터지자 당 게시판에는 노 원내대표의 해명을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사정이 이렇자 이정미 대표는 지난 19일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정의당으로서는 노 원내대표의 말씀을 믿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노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며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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