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의 K팝은 한국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었고 2단계는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한국 아티스트들과 ‘혼합’하는 거라면 다음 단계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 및 프로듀싱 하는 것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46)이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를 K팝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박진영은 JYP가 지난 26일 공개한 특별 강연 영상에서 ‘회사 안의 회사’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 ‘JYP 음악 공장’ ‘행복에서 오는 창의력’으로 구성된 새로운 비전 JYP 2.0을 공개했다. 영상은 21일 맥쿼리증권이 주관한 ‘2018 맥쿼리 이머징 인더스트리 서밋’에서 강연한 내용이다.
박진영은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 전략의 사례로 최근 중국 QQ뮤직 비디오 차트 1위를 차지한 ‘보이스토리’를 들었다. 평균연령 13세의 6인조 아이돌그룹 멤버를 선발하기 위해 그는 두 달간 중국의 소도시들을 누볐다.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된 걸그룹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또 “회사 규모가 커지다 보니 콘텐츠를 제작하는 속도가 느려졌다”면서 한두 팀의 아티스트를 전담하는 레이블 단위로 회사를 쪼개 업무 효율성을 추구하는 ‘회사 안의 회사’를 소개했다. 그는 “2년 전 트와이스라는 단 하나의 아티스트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더니 업무 속도가 빨라졌고 아티스트와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면서 “앞으로 JYP는 회사 안에 4개의 레이블이 작은 회사로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전한 신사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치 음악 공장처럼 9개의 댄스스튜디오와 18개의 보컬 연습실, 7개의 프로듀싱 룸, 11개의 녹음실을 통해 대량의 콘텐츠를 생산하면서도 높은 질을 유지한다고 소개했다. ‘워라밸’ 시대에 부합하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행복에서 오는 창의력’도 이야기했다. 그는 “직원 수를 늘리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상해 주 52시간보다 더 적게 근무하도록 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힘들고 지쳐 있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박진영은 “회사가 나 없이도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며 “전에는 직접 원더걸스·비의 히트곡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작사·작곡·마케팅·PR 등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30명이 넘는 뮤지션과 계약했고 트와이스의 히트곡 중 2곡만 내가 만든 곡”이라고 덧붙였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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