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화형식 퍼포먼스를 벌인 반미성향 단체 소속 목사들이 불법집회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반미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A(61) 목사와 B(60) 목사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A 목사 등은 이달 27일 오전 2시 경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내 4m 높이의 돌탑에 올라가 퍼포먼스를 벌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돌탑에 ‘점령군 우상 철거! 세계 비핵화! 미군 추방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맥아더 장군 동상 발 부위에 극세사 이불을 놓고 불을 질렀다. 경찰은 이들에게 방화죄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 목사 등은 경찰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을 화형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며 “방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맥아더 장군 동상에 직접 불을 붙인 게 아니라 동상 발에 감싼 자신들 소유 이불에 불을 질렀다”며 “‘자기소유 일반물건 방화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지만, 집회 당시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여서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집회 신고를 한 참가자들이 화형식을 하는 경우 방화죄로 처벌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 목사 등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이지만 범행을 자수하는 등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으로 송치할 가능성이 크다. A 목사 등은 이달 27일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이후에도 계속 반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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