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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박서준 "외모·말투에 콤플렉스, 98% 끈기로 채웠죠"

■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박서준/사진제공=어썸이앤티




“항상 자신에게 비관적이고 냉정했던 것 같아요. 영준이와 다른 점이지요. 영준이는 자기 자신을 정말 사랑하잖아요. 제게 이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자기 자신을 너무 혹사했던 것은 아닌가 드라마를 촬영하며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드라마를 촬영할 때 ‘원작’의 존재만큼 부담스러운 것은 없다. 그 원작이 만화라면 더욱 그렇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는 신조어도 있지만 만화로 이미 높아진 대중의 기대를 만족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종영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서준(30)은 달랐다. 거울을 바라보며 “영준이 이 녀석, 너무 잘생겼잖아”라고 혼잣말하는 나르시시스트 재벌 2세 영준 역을 맡은 그는 평소 ‘윤식당’ 등에서 보여줬던 친근한 이미지를 깨고 ‘부회장님’으로 완벽 변신했다.

“물론 초반에는 정말 민망했어요. 설정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계속해서 고민했고요. 그런데 주변 반응이 다 웃고 있는 걸 보며 마음을 조금 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부회장 역할도 오그라드는 대사도 즐길 수 있게 되더라고요.”

모든 면에서 자신감 넘쳐 보이는 그에게도 극중 납치 당한 기억이 있는 영준처럼 트라우마가 있을까. 박서준은 “트라우마는 없지만 콤플렉스는 있다”고 했다. 특히 연기에서의 부족한 점이 느껴졌을 때 고민이 깊어진다고. 그는 “감정 장면을 찍을 때 어색한 기운이 느껴지면 감정이 확 깨지면서 다시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드라마 찍을 때마다 극의 초반은 늘 아쉽고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실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신인 시절에는 콤플렉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외모부터 말투와 억양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끈기만큼은 영준이한테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며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8%는 무조건 채우자는 마음으로 달려오다 보니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르시시스트 재벌 부회장役

초반엔 민망…적응되니 즐거워



연기로 바빠지는 꿈은 이뤘지만

어떻게 캐릭터 표현할지가 고민



그도 어느덧 30대. 최근 그는 외국어를 배우고 있다. 영어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도전할 계획이다. 교포 친구와 함께 회화 위주로 공부한다. “남자와 여자의 언어, 신조어, 일상의 대화회화 등을 배우고 있다”며 “‘윤식당’ 촬영차 스페인에 갔을 때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했다. 할리우드 등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마블’ 시리즈를 매우 좋아하지만 아직은 꿈만 꾸고 있는 중”이라며 웃었다.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박서준은 숨돌릴 틈이 없다. 영화 ‘사자’ 촬영이 시작되는 9월 초까지 광고 촬영 등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이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과 갈증이 깊다.

“오디션 보러 다닐 때 연기하느라 바빠 봤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친했던 형이 이 얘기를 듣더니 ‘지금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고민이 가장 크겠지만 나중에는 뭘 어떻게 채워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그 형의 말이 다시 떠올라요. 이제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 않지만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할까’와 같은 고민은 그때와 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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