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제자 성희롱·성추행 파문이 인 광주 한 여자고등학교에 대한 경찰수사가 여름방학 이후 새 학기까지 장기화 될 전망이다. 7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여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추행 피해진술 청취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3학년 학생 17명으로부터 성희롱·성추행 피해조서를 받았고, 이날은 13명을 차례로 만난다. 2차 피해를 방지하고자 여경 10명을 투입해 경찰서 외부 공간에서 피해조서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피해진술 청취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개별 학생들의 피해조서를 받는데 시간이 상당히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교육청 전수 조사에서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학생이 180여명에 달하는 만큼 경찰이 개학 전 피해 학생 조사를 마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해당 학교의 고등학교 3학년은 오는 8일 방학이 끝난다.
경찰은 교육청 전수 조사 때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고3 학생만 따로 추려 8일까지는 해당 학생의 진술만 듣기로 했다. 나머지 고3 수험생과 1·2학년 학생에 대한 조사는 새 학기에 이어서 할 전망이다.
가해 교사 소환조사는 피해 학생 조사가 끝난 뒤 이뤄진다. 경찰은 피해조서를 토대로 가해 교사 범위를 정해 출석을 통보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로 전환해 입건할 방침이다.
해당 학교 전체 교사는 57명(남자 39명·여자 18명)이다. 교육청이 수사 의뢰 대상으로 지목한 교사는 16명으로 전체 교원의 28%정도를 차지한다.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함에 따라 수능이 코앞에 닥친 고3 수험생은 물론 1·2학년 학생들의 학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학생 안정을 위해 관계 기관에 협조를 구하고 구청 청소년복지센터 요원, 교육청 심리상담사, 지방청 학교전담경찰관, 변호사 등을 이 사건에 투입했다. 이들은 안정과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상담과 자문을 지원한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피해자 숫자가 많고 일반범죄와 다른 방식으로 진술조서를 받고 있어서 시일이 걸릴 듯하다”며 “학생들이 2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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