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씨는 5년 전 종신보험에 가입하여 월 보험료 20만원씩 납입 중이다. 매달 빠져나가는 비싼 보험료가 부담스럽던 찰나 우연히 정기보험을 알게 되었다. 종신보험 보험료의 8분의 1 가격에 가장의 조기 사망을 확실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정기보험으로 바꾸고 나니 납입여력도 생겼고, 덕분에 연금저축보험을 추가로 가입해 노후 걱정도 덜게 되었다.
보험연구원 설문조사자료에 따르면 사망보험 가입률은 18.7%로 질병보장보험(63.4%)이나 실손의료보험(26.5%)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게다가 유족에게 남기는 사망보험금은 평균 3천여만원으로 가장 부재 시 필요한 생활자금에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사망보험 가입은 위험에 대비하는 보장책 마련이 주 목적이지만, 충분한 보장은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종신보험은 정해진 기한 없이 사망 시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납입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비싸 상속이나 특정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유가족을 위한 사망보험금의 필요성은 줄어들고, 보험금 수령 시 물가상승률로 인해 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손해라는 단점도 있다. 반면에 정기보험은 보장기간을 보통 가장의 은퇴까지로 설계해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기간 내 보장받고 보험료는 종신보험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해 매우 실용적이다.
또한 가입 전에는 다양한 상품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고려해봐야 한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이용하면 상품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40세 남성, 가입금액 1억원, 10년만기 정기보험을 검색해보면 KB생명보험의 무배당KB 착한정기보험Ⅱ가 13,900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하 ‘라이프플래닛’)의 (무)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Ⅱ가 14,200원 순으로 저렴하다.
한편,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저렴한 정기보험을 선택하고, 절약한 여유자금으로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보험을 추가 가입하는 것도 좋다. 자녀가 독립한 후에는 사망보험금보다 오히려 본인의 노후대비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나 자녀독립기인 60~65세까지는 정기보험으로 조기 사망에 대비하고, 만기 후에는 '오래 살 위험'을 대비해 연금상품에 가입하면 사망보장과 노후보장이 동시에 가능하다.
예를 들어, 라이프플래닛 상품 기준으로 40세 표준체(흡연자) 남성이 60세 만기, 20년 월납으로 사망보험금 1억원짜리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월 납입보험료는 193,500원이며, 총 납입보험료는 약 4,600만원이다. 반면, 정기보험으로 가입하면 월 23,500원으로 보험가입자가 설정한 보장기간 내 사망 시 종신보험과 동일하게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을 수 있고, 월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차액으로 연금상품 등 추가로 가입할 수도 있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정기보험의 판매 증가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상품의 장점과 특징을 직접 비교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결과”라며, “그동안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에 비해 수수료가 낮아 적극적으로 판매되지 않은 탓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온라인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무작정 비싼 보험에 가입하기 보다는 본인의 상황에 어떤 보험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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