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학생 모임인 ‘벗:다(편견을 벗다)’는 광복절을 맞아 ‘여성을 지운 역사에 미래는 없다’는 구호 아래 지하철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 팀장인 황희정(22)씨는 “전공 수업인 PR캠페인 기획 과제를 진행하다가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평가와 업적을 전하기 위해 홍대·강남역에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한 소셜펀딩에서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목표액인 50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7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 15년 차 디자이너 송원학씨는 광복 73주년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욱일기 반대 캠페인(사진)’을 벌이기로 했다. 캠페인 참여자는 송씨가 촬영한 포스터를 A4 용지에 출력한 뒤 가면처럼 자신의 얼굴에 대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된다. 인스타그램의 인증샷 놀이문화를 캠페인에 접목해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송씨는 “일본이 한국에 가한 폭력의 역사가 잊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캠페인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광복절을 맞아 ‘광복절 캠페인’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기념일 텀블러나 배지 등을 구매하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광복절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광복절 캠페인’의 등장을 젊은 층의 변화된 사회참여 양상에 빗대 설명했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광복절 기념품 구매가 소비 차원의 소극적인 활동이라면 광복절 캠페인 참여는 ‘촛불 집회’로 최고 권력을 끌어내린 젊은 층이 자신들 스스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적극적인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욱일기 반대 캠페인 참가자들은 ‘사회적 메시지 전달’을 주된 참여 이유로 꼽았다.
국가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현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젊은 층은 국가를 훨씬 더 친근하게 여긴다”며 “국가에 대한 높은 애착이 젊은 층을 캠페인에 나서게 하는 원동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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