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을 17일 실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구속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시하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드루킹 김동원씨와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만 넣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제외했다. 법조계는 이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다. 특검이 그동안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의심하고 수사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영장 재청구와 수사기간 연장을 위한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 기간이 9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 기각되면 마땅한 추가 진술·물증 확보가 어려워 이대로 특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특검은 영장심사에서 논점을 하나로 집중하기 위해 댓글 조작 혐의만 넣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댓글 조작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과 메신저 대화 등이 풍부해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선출직 공무원인 김 지사가 드루킹과 함께 국민의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이 민주주의를 해치는 무거운 범죄이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지사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특검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리였던 것 같다”며 “특검의 무리한 판단에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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