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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목격자' 김상호 "작품의 7할이 이성민, 잘 버텨줬다"

/사진=NEW




예상을 뛰어 넘는 흥행 폭풍이다. 영화 ‘목격자’가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많은 관객들과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나누고 싶다던 배우 김상호의 바람이 제대로 통했다.

김상호는 ‘목격자’를 선택한 이유로 대본을 읽은 후 처음 받았던 ‘느낌’을 꼽았다. 그동안의 스릴러 영화에서 봐왔던 흔한 공포가 아닌 ‘목격자’만이 가지고 있는 익숙한 공포에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친근한 공간이 낯설고 무섭게 변해버리는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때의 느낌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우리 영화는 감추는 게 없다. 대놓고 드러낸 상태에서 심리 싸움을 보여준다는 재미가 있다. ”

캐릭터 면에서도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가 연기한 재엽은 형사임에도 불구 범인 태호와 대면하는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태호 역시 그의 존재를 크게 염두하지 않는다. 영화 속 재엽이 상대하는 적은 한 명의 살인범이 아닌, 다수의 시민들이 만든 ‘집단 이기주의’다.

“재엽은 기존의 형사 캐릭터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영화 속 형사들은 범인이 파놓은 함정에 빠졌다가 그걸 뛰어넘으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재엽은 범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집단 이기주의라는 벽에 부딪힌다. 공권력이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히는 소리가 좋았다. ‘목격자’에서 재엽의 임무는 이 소리를 관객들에게 잘 들려주는 거다.”

/사진=NEW


재엽을 막아서는 주민들의 이기심이 커질수록 재엽은 더 열심히 움직인다. 처음엔 은근슬쩍 상훈을 자극하더니 후반부에서는 감정을 호소하며 상훈을 다그친다. 막막한 현실에 부딪힌 재엽의 답답함은 그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더 확실히 드러난다.

“재엽은 사건을 파고들수록 막막함을 느낀다. 마치 내 공간에 산소가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답답함이다. 그럴수록 더 직관적으로 행동한다. 답답한 마음과 직관적인 행동이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서 인물이 더 효과적으로 표현되리라 생각했다.”



극중 재엽이 만난 한 주민은 “우리 아파트 주민들은 준법정신이 뛰어나다”며 사건을 모른체 하는 이웃들을 감싼다. 마트 내부에서만 사용해야 할 쇼핑카트를 아파트 안까지 끌고 오며 준법정신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재엽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주민들의 이기심을 극대화하려는 영화 속 설정처럼 보이지만, 김상호가 현실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넣은 장면이다. 이는 ‘목격자’의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과 맞닿아있는지 설명해준다

“캐스팅 제의를 받은 후에 신문을 봤는데 요즘 마트 카트를 집에 끌고 가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봤다. 기사를 감독님한테 보여줬다. 이런 일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기사까지 나니까. 감독님한테 의견을 제안하고 회의를 거쳐서 그 장면이 추가 됐다.”

/사진=NEW


재엽이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는 인물이라면, 상훈은 침묵과 폭로 사이에서 끝없이 고민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내적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상훈의 얼굴을 집중해서 보여준다. 김상호는 홀로 영화의 대부분을 이끌어야했던 이성민에게 배우로서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성민이 형이 진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훈은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변죽을 울리면서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인물이다. 힘을 주기만 하는 거면 쉬운데 힘을 줬다 뺐다 하면서 변화를 줘야 하니까. 그만큼 배우로서 형의 힘이 대단한 거다. 우리 작품의 7할은 형이 담당한다. 그가 버텨주지 못하면 작품이 이렇게 나올 수가 없다.”

‘목격자’는 ‘신과함께2’, ‘공작’ 등 대작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여름 성수기 극장가 자리를 꿰찼다. 심지어 그 가운데서도 박스오피스 1위까지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이들의 최선의 작품을 만들어 간 과정의 결과물이다.

“우리 영화가 8월 15일에 개봉한다길래 ‘거기 치열하지 않냐’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잘 나왔으니까 이렇게 잡았겠지 싶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기에 부끄럽지는 않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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