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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에다 대규모 엑소더스까지··‘사면초가’ 테슬라

올 들어 테슬라서 애플로 46명 옮겨

이직 직원, “리더십·스톡옵션 차이” 설명

머스크 “수면제 없이는 잠 못 자” 공매도에 원인 돌려

엔지니어부터 보안직원까지 ‘내부자 고발’도 골치 썩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사면초가’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말이다.

보급형 세단 ‘모델3’ 생산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에다 내부고발자까지 각종 악재를 겪고 있는 테슬라가 또 다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십명이 테슬라로부터 ‘엑소더스(대탈출)’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테슬라 전·현직 직원들과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링크트인을 인용해 다양한 부문에서 테슬라 출신 직원이 애플에 입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애플에 들어가기 직전 테슬라에 몸담았던 직원만 4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트인에 따르면 자율주행·동력전달기·기계설계 담당자, 펌웨어 엔지니어,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 등을 지낸 전직 테슬라 직원들이 애플에 고용됐다. 이들 일부는 테슬라에서 바로 애플로 옮겼고 나머지는 테슬라에서 퇴직한 이후 애플에 들어갔다. 더그 필드 전 테슬라 부사장처럼 아직 링크트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이들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맡았던 더그 필드는 2013년 테슬라로 옮겨 엔지니어링 선임부사장을 지냈으나 이달 초 애플로 돌아왔다. 전·현직 테슬라 직원들은 더그 필드의 애플 복귀에 테슬라 엔지니어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한 직원은 “이전 동료들이 회사의 리더십과 경쟁력 있는 보수, 제품 때문에 애플로 옮겼다면서 자신에게도 애플에 지원하도록 권했다”고 털어놓았다. 애플로 옮긴 한 전직 테슬라 직원은 애플에서 받는 스톡옵션이 훨씬 매력적이라면서 많은 테슬라 직원이 평범한 수준의 봉급과 실리콘 밸리의 높은 생활비 때문에 매도가 가능한 시기가 되자마자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구글 캡쳐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AP연합뉴스


애플 주가 추이/구글 캡쳐


테슬라는 장기간 실적 부진과 자금난, 최근 상장폐지 논란이 더해지며 주가가 요동을 친 반면, 애플은 ‘꿈의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상장폐지 검토 트윗 이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7일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려 한다면서 여기에 들어갈 막대한 자금이 “확보됐다”(secured)고 했다. 하지만 NYT 등 외신은 테슬라가 상장폐지를 위한 자금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EC는 머스크의 트윗이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머스크는 16일 NYT에 실린 인터뷰에서 “지난 한해는 내 생애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며 계속되는 격무와 스트레스로 탈진했다고 밝히면서도 트위터에 올린 상장폐지 관련 글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을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머스크는 잠을 자려고 때때로 수면제인 앰비엔을 먹는다면서 “잠을 아예 못 자거나 엠비엔을 먹거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적어도 몇 달은 공매도자들로부터 극심한 고문을 받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가 상장폐지 추진을 발표한 지난 7일 이후 열흘간 주가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12억달러(1조3,0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내려간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빌렸던 주식을 되갚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테슬라는 전체 유통 주식에서 대주(貸株) 물량이 약 4분의 1을 차지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공매도가 집중된 주식으로 꼽힌다.

이밖에 테슬라는 내부고발이라는 악재에도 시달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시에 위치한 전기차업체 테슬라 공장/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의 전 직원이었던 마틴 트립은 머스크의 상장 폐지 트윗 일주일 전 “테슬라 차량에 들어간 일부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며 SEC를 상대로 내부자 고발을 제기했다. 미국 네바다의 테슬라 배터리 공장 엔지니어였던 트립은 이어 테슬라의 생산 수치가 투자자들을 오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립의 공세에 테슬라는 “트립이 회사 기밀을 훔치려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엔지니어뿐 아니라 전직 보안직원의 내부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테슬라의 전직 보안직원인 칼 핸슨은 최근 SEC에 내부고발장을 제출했다. 핸슨은 변호인인 스튜어트 메이스너를 통해 낸 성명에서 테슬라가 올해 상반기에 리튬이온 전지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3,700만달러(417억원) 상당의 구리 등 원자재를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테슬라가 직원들의 휴대전화·컴퓨터를 도청·해킹하는 등 사찰했으며, 기가팩토리 직원의 마약밀매 연루 가능성을 지역 수사당국이나 미 마약단속국(DEA)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핸슨의 주장에 대해 “그는 우리 보안이 엉망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우리가 훌륭한 첩보능력을 갖췄다고 한다”며 “둘 다 사실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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