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신임 청장은 최저임금과 소득주도 성장에도 전문성이 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저임금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게 큰 문제”라며 “분배 정책과 재분배 정책의 효과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국가소득통계가 필요한데 그런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고려하면 강 청장은 최저임금을 앞세운 소득주도 성장의 장점을 통계로 정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임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의 소통도 잘 된다. 그는 황덕순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동창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88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같이 졸업했고 1990년에는 대학원을 동시에 마쳤다. 경제학박사는 황 비서관이 1996년, 강 신임 청장이 1998년에 딴 것으로 돼 있다.
특히 강 청장은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르는 진보 경제학자 모임인 학현학파에 속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현학파에는 소득주도 성장의 밑그림을 그린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속해 있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인물을 신임 통계청장에 앉혔다는 것 자체가 청와대의 소득주도 성장 의지가 매우 강함을 보여준다. 2013년에는 홍 전 경제수석과 ‘실사구시 한국경제’라는 책을 공저했다.
소득 불평등 전문가인 강 청장의 기용으로 소득 관련 통계가 더 정밀하게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들어 고용·가계소득 관련 통계가 악화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점에 비춰보면 강 청장 기용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서울 숭실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석·박사를 받은 강 청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사회보장연구실장과 기초보장연구실장·소득보장연구실장을 거쳤다./세종=김영필기자 이태규기자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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