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요 정책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최고경영자(CEO) 건강이상설, 직원의 대거 이탈 등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앞날이 첩첩산중이다.
이런 가운데 CEO인 일론 머스크가 또다시 말을 바꿔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혀 다시금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한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많은 주주는 상장폐지 후에도 테슬라의 주주로 남겠다고 했지만 그들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어 “내가 받은 의견을 고려할 때 테슬라의 현 주주들은 우리가 상장사로 남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게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상장폐지 절차가 힘들고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며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머스크의 상장폐지 번복으로 테슬라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콕스 듀크대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며 “머스크가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한 발언을 3주도 안 돼 뒤집은 것은 최초의 발언이 진지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약속을 파기하고 손실을 계속해온 것과 관련해 머스크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도 역시 ‘나쁨(bad)’에서 ‘더 나쁨(worse)’으로 악화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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