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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美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경기침체 신호탄일까요?

통화확장 부작용·통상갈등 겹쳐 경기회복 불씨 꺼질수도

  • 2018-09-04 17:27:51
  • 사외칼럼
[경제교실]美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경기침체 신호탄일까요?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최근 미국 국고채의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30일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와 2년 만기 국채의 금리 차이는 0.22%포인트로 일년 전 0.82%포인트에 비해 대폭 감소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게 형성돼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후 1년 내외에 경기침체가 찾아왔습니다.

장단기 금리의 차이를 설명하는 경제학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투자자들이 국채의 만기에 대한 특별한 선호가 없어 차등대우를 하지 않는다면 장기금리는 연속된 단기금리 예상치의 평균과 같습니다. 이를 이자율 기간구조의 불편기대가설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구매하는 2년물 채권은 지금 1년물 채권을 구매한 후 만기가 도래하는 1년 후의 수익으로 다시 1년물 채권을 구매하는 투자전략과 수익률 면에서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단기금리가 향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시점에서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낮아집니다.

한편 유동성 선호가설에 따르면 대부분 투자자들은 장기채권에 비해 단기채권을 선호합니다. 자금이 장기간 묶이면 다른 필요가 생겼을 때 재빨리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가격이 낮으므로 금리는 높아야 합니다. 투자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증가하는 불확실성에 대해 더 높은 이자율로 보상받고자 하므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에 비해 높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경제교실]美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경기침체 신호탄일까요?

☞ 10년물-2년물 금리차 0.22%P

추세 지속땐 금리 역전 머잖아

1980·1989·2000·2006년처럼

‘1년후 불황’ 되풀이 우려 커져

☞ 美성장률 4.1%●지속성은 의문

세제 개혁 등 친기업 정책 영향

GDP대비 정부부채는 70% 달해

중국과 관계회복 기미도 안보여

美경기변동 따른 대비책 마련을

이러한 두 배경을 모두 고려하면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향후 단기금리가 상당히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생합니다. 유동성 선호가설에 따라 장기금리가 높은 경향이 있으나 미래의 단기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불편기대가설에 따라 전체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 10년물과 2년물의 국채금리 차이를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1978년 후반, 1980년 후반, 1989년 초반, 2000년 초반, 2006년 후반 다섯 차례에 걸쳐 일어났으며 각 경우 1년여 후에 경기침체가 뒤따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기되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이러한 역사적인 경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기에 들어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선제적으로 확장적 통화정책을 사용합니다. 단기금리와 가까운 기준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장기금리를 포함한 경제 전체의 금리를 낮추려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락한 금리는 투자를 증가시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는 데 일조합니다. 논리를 종합하면 장단기 금리역전이 경기침체에 대한 선행지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과관계에 모든 경제학자가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양적완화로 대변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도입된 시기에 장단기 금리의 연계성이 느슨해진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 경기는 호황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2·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1%에 달하며 4년래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고용시장 또한 활황을 보여 7월 실업률이 3.9%까지 떨어지며 완전고용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기호황이 나타나는 마당에 장단기 금리 차 축소를 지적하며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현재 미국의 경기호황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에 의한 단기적 과열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2018년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70%로 1968년 이래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정압박이 증가하면서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미중 통상분쟁의 격화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가도 경기침체 전망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관세를 높이면 일차적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가 생기는데 이는 기존의 실물경제 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철강재와 부품 등 중간재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미국 내 최종재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적완화를 통해 공급된 과도한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금리 인상 후반기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고 경기침체가 뒤따랐습니다. 몇 년 전부터 예상돼왔던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정상화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우리 정책 당국도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미국의 경기 변동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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