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연장전 끝에 일본을 2대1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건 채 금의환향했다. 선수 구성에서 많은 비난이 있었고 예선전에서 말레이시아에 패배하면서 국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국가대표는 달랐다. 감독부터 공격수·수비수·골키퍼 모두가 ‘원 팀, 원 스피릿(One Team, One Spirit)’으로 모두 최선을 다했다. 그 중심에는 자율과 책임,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불굴의 정신이 있었다. 이들은 국가대표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헌신하고 희생하며 책임을 지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바다에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대표가 있다. 바로 해양경찰이다. 지난 1945년 미국의 트루먼 선언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가 200해리 해양 관할권을 주장했다. 우리나라도 1952년 ‘대한민국 인접 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의 선언’을 공표하고 평화선(Lee’s Line)을 선포했다. 이듬해부터 이 선을 침범하는 외국 어선 단속을 시작한 것이 해양경찰 역사의 출발점이다. 1982년에 체결한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라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라는 새로운 국제해양질서가 탄생했다. 1996년 9월10일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발효됐다. 정부는 배타적 경제수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날을 기념일로 정했는데 오는 10일이 바로 제65주년 ‘해양경찰의 날’이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를 덮고 있다. 이곳을 풍요로운 삶의 터전으로, 때로는 안식처로 여긴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얼굴을 지닌 바다는 방심하면 죽음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거대한 자연의 섭리 앞에서 수많은 재해와 재난을 겪었고 인간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늘 준비해야 한다.
우리 관할권이 미치는 한반도 주변 수역은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4.5배를 차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국가대표에게도 어렵고 많은 임무가 있다. 완벽한 인명구조와 강력한 주권수호, 국토방위와 소방, 해양환경 보전,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국제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 함정·항공기·구조대·특공대·파출소·상황실 등 각각의 선수들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오늘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해양경찰에도 조직을 움직이는 가치와 정신이 있다. 존중·정의·소통·공감이 바로 그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국민만 바라보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가치들을 중심에 놓고 일하고 있다. 해양경찰이 하는 모든 일에 이러한 가치를 나침반 삼아 방향을 결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도록 할 것이다. 이 기조를 조직문화로 발전시키고 국가대표 해경 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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