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부실검증’ 홍역을 치른 서울대가 서울대 총장 선출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달 6일 강대희 전 총장 후보자가 성 추문으로 사퇴한 지 한 달 만이다.
5일 서울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대는 내일인 6일부터 제27대 서울대 총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 선출 방식은 지난해 강 전 후보자를 뽑은 직·간선 혼합선출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공개 모집한 후보자들 중 5명을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선정하면 교직원·학생·교수·부설학교 교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후보자들의 정책을 2차 검증한다. 총추위가 정책평가단의 투표결과(75%)와 총추위 평가결과(25%)를 합산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면 이사회가 후보자 1명을 최종 선출,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임명을 받는 방식이다.
지난달 강 전 후보자는 선출 과정에서 수차례 성추행 의혹을 받았지만 끝내 ‘최종 1인’으로 선출됐다. 총추위가 후보 스스로 작성한 인사검증서를 주로 활용했고 익명 제보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이사회도 재적이사 15명 중 8명이 강 교수에게 표를 던져 그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학내에 ‘총장 직선제 전환’ 여론이 일었지만 이사회는 이번 선거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선거를 앞둔 교수들은 강 전 후보자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후보들의 공정성을 담보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추위원들은 본부 보직을 포기하고 최종후보를 선정할 때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총장선거제도 자체가 불완전한데도 총추위는 독선적 태도로 학내구성원들의 제안들을 외면했다”며 “총추위원장의 진심 어린 사과와 총추위원들의 보직 포기, 투표권 불행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