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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부동산 투기소득 환수할 최고의 수단

종합부동산세 강화 -찬성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 교통 등 확충때 투기수요→가격상승은 불로소득

● 가치상승분 공공의 것...보유세로 환수 바람직

●실효세율도 美·유럽·日 3분의 1 그쳐 더 올려야

폭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추가로 강화하는 방안을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당정협의에서 3주택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를 요청했다. 정부가 이미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과표 6억원 초과 주택의 종부세율을 최대 2.5%로 현행보다 0.5%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집값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9월 정기국회 논의과정에서 정부 안보다 강력한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종부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높이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종부세 강화 찬성 측은 부동산 가격 상승분은 불로소득인 만큼 이를 환수해야 하며 집값 안정 효과와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보유세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보유세가 집값에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않고 오히려 세 부담을 세입자나 매수자에게 전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잠잠하던 부동산이 들끓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집값은 지난 7월 0.32%에 이어 8월에는 0.63% 상승했다고 한다. 직접적 원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플랜’일 것이다. 이것은 박 시장의 발표와 연관 있는 지역인 용산(1.27%)과 영등포(1.14%), 마포(1.17%) 등의 상승률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에서 확인된다. 다시 말해 아파트가 부족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집값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 강화 포기라고 생각한다. 보유세 강화 대책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던 정부가 올해 7월 초에 발표한 방안이 고작 7,400억원 증세안이었는데 이것은 보유세 강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유세의 획기적 강화를 포기했다는 것을 시장이 알아차린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문제 해결에 있어서 보유세 강화가 왜 중요한가. 그것은 부동산 투기가 노리는 불로소득을 보유세가 가장 잘 환수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변동은 일반 물자의 움직임과 다르다. 여의도를 개발하고 용산역~서울역을 지하화하고 강북에 경전철을 놓겠다고 하는데 어찌해서 인근 집값이 들썩이는 걸까. 부동산 가격은 ‘위치’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집이 그대로 있어도, 즉 자본투자를 한 푼도 하지 않아도 주변의 교통시설과 편리시설이 확충되고 사람들의 왕래가 과거보다 빈번해지면, 즉 위치가 좋아지면 가격은 올라간다. 그리고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 투기수요가 달라붙기 때문에 가격은 투기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와 정부가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 상승분은 정부와 사회, 즉 공공의 것이라고 해야 한다. 이런 까닭에 부동산 가치 상승분을 개인이 누리는 것을 가리켜 ‘불로소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불로소득을 용인하면 할수록 경제의 기초체력은 허약해지고 분배 상태는 나빠진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매매차익분과 지대상승분으로 나뉜다. 매매차익분은 매각 시 누리는 불로소득이고 지대상승분은 보유 시 향유하는 불로소득이다. 따라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식은 매매차익분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지대상승분에 대한 보유세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보유세를 강화하면 매매차익이 줄어든다. 부동산 가격이란 미래에 개인이 향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대가치(귀속임대가치도 포함)를 현재 시점으로 할인해서 합한 값인데 보유세가 개인이 향유할 임대가치의 크기를 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소유자로 하여금 보유 부동산의 매각을 꺼리게 만들어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는 동결효과를 발생시키는 부작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부동산 불로소득은 발생 후에 양도소득세로 환수하기보다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현명한데 이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보유세다. 그리고 부동산, 특히 토지에 부과하는 보유세가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세금이라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다 나온다. 이런 까닭에 그동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온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16년 기준 0.16%로 영국(0.78%), 프랑스(0.57%), 미국(1.04%), 일본(0.54%) 등과 비교해 적게는 6분의1, 많아야 3분의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7월 초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늘리면서 세율도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신규 주택 공급을 말할 때가 아니다. 집이 부족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보유세 강화 대책, 즉 종부세 강화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 주택만을 대상으로 한정하는 대단히 정치적이고 얄팍한 접근이 아니라, 임대주택에 혜택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부동산 일반에 적용하는 보유세 강화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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