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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백남준·유영국 "나를 넘는다"

19일 케이옥션 경매…각각 17억·6.6억·5억 자신 최고가에 도전

천경자 ‘초원Ⅱ’ /사진제공=케이옥션




‘단색화’ 열풍으로 반짝 회생한 미술시장이 근대 한국미술에 대한 재조명으로 ‘파이 키우기’를 모색하는 가운데 근대 거장들의 최고가 경신을 노리는 수작들이 대거 경매에 나왔다.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케이옥션 사옥에서 열리는 ‘9월 경매’에서 백남준(1932~2006), 천경자(1924~2015), 유영국(1916~2002)의 대표작이 출품돼 각각 해당 작가의 최고가에 도전한다.

천경자 화백의 1978년작 ‘초원Ⅱ’는 시작가 2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아프리카 초원을 거니는 사자·표범·물소·얼룩말 등의 야생동물과 함께 코끼리 등에 누워있는 나체의 여인이 등장하는 폭 130㎝ 대작이다. 천경자는 1969년부터 해외여행을 다니며 채집한 이국적 장면들을 독창적인 ‘풍물화’로 남겼고 이 작품은 그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 11년 전이던 지난 2007년 5월 경매에 나와 12억원에 팔렸던 작품이다. 2년 뒤인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2009년 9월 경매에 다시 나와 12억원에 재낙찰 되면서 손바뀜을 겪기도 했다. 천경자 작품의 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이 그림이 시작가 20억 원을 넘겨 작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천경자의 경매 최고가 기록은 지난 2016년 3월 경매에서 17억 원에 낙찰된 ‘정원’이 보유하고 있다. ‘정원’의 경우 지난 2007년 9월 11억5,000만원에 낙찰된 작품이 9년 만에 5억5,000만원이나 몸값을 끌어올린 사례였다.

백남준 ‘나의 파우스트-교통’ /사진제공=케이옥션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교통’은 추정가 8억2,000만~12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그의 현재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5월 서울옥션(063170) 홍콩경매에서 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된 ‘수사슴’이다. ‘수사슴’은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이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소장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낳았다. 이번에 출품된 ‘나의 파우스트…’는 지난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백남준 회고전에서 선보인 13점 연작 중 하나로 삼성미술관 리움, 뮤지엄산 등이 소장하고 있다. 뾰족한 탑 모양의 구조물 안에 25개의 TV모니터를 쌓아올린 형태이며 화면에서는 교통,수송과 관련된 영상들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유영국 ‘작품’ /사진제공=케이옥션


유영국은 김환기·이중섭 등과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로 특히 ‘산’을 주제로 한 작품이 유명하다. 1950년대 유영국의 작품은 산·계곡·노을 등 자연을 소재로 삼아 두터운 마티에르로 색면추상을 구현한 것이 특징. 폭 162.2㎝에 100호 사이즈 대작인 이번 출품작 ‘작품’은 추정가 6억~9억원에 나왔다. 유영국 작품 중에서도 가장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한 1950년대 말 작업이다. 그의 경매 최고가 기록은 2008년 6월 서울옥션에서 5억원에 거래된 1960년작 ‘산’이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케이옥션 경매에는 총 203점 약 150억원 어치가 출품되며 최고 추정가 작품은 김환기의 1958년작 ‘창공을 날으는 새’(15억~20억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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