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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주주행동...최후의 승자는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운용보수를 둘러싸고 지난 3개월 동안 난타전을 벌여온 맥쿼리자산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의 분쟁이 오는 19일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맥쿼리인프라(088980)펀드 주주들은 이날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한쪽의 손을 들게 주게 된다.

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주인 플랫폼파트너스는 법정 소송까지 진행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분쟁을 한국판 주주 행동주의의 첫 사례로 보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이 나오든 양측이 상대방을 거세게 비방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전망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주총을 열흘도 남기지 않은 10일 현재까지 어느 한쪽도 주주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19일 주총에서 맥쿼리인프라 펀드의 운용사를 맥쿼리자산운용에서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바꿔 1년간 운용한 뒤 공개 입찰을 벌여 최종 운용사를 선정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플랫폼 파트너스는 맥쿼리 자산운용의 운용보수가 국내외 비슷한 사례에 비해 과도하게 높고 코람코 자산운용에 맡기면 10분의 1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 인프라 펀드의 지분 3.17%를 갖고 있다.

반면 맥쿼리 자산운용은 맥쿼리 인프라펀드가 국내 유료 도로 등 민자사업에 투자한 뒤 요금 인하 요구 등 각종 위험에 대처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고 반박한다. 지난 12년간 맥쿼리 운용은 코스피 수익률(6.3%)보다 높은 9.4%의 수익률을 주주에게 돌려줬다. 누구보다 투자 배테랑인 증권가 사람들이 은퇴 후를 대비해 장기투자하는 상품이 맥쿼리 인프라펀드이기도 하다. 단기 투자자로 들어온 플랫폼파트너스 말대로 운용사를 바꿨다가 수익률이 떨어지면 누가 책임을 지겠냐는 게 맥쿼리의 주장이다. 맥쿼리는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미 기존 보수를 낮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맥쿼리운용이 리스크가 컸던 국내 민자사업 초기에 진출해 성공 투자 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운용 보수가 높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에는 리스크가 낮아진 만큼 보수도 그에 맞춰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맥쿼리펀드 주주인 한 연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세 곳 이상 의결권 자문사의 결론을 받아본 뒤 찬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수익률을 높일 여지가 있다면 보수 인하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맥쿼리에 몸담았던 관계자들은 “내부에서도 과도한 보수라는 의견이 나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의결권 자문사 중 서스틴베스트(국내)는 운용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ISS(해외)는 이에 반대하며 맞서고 있다.



맥쿼리와 플랫폼의 공방은 적정한 운용 보수에 대한 논의를 넘어 전선이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을 빌려 의결권을 높이는 주주대차 논란이 대표적이다. 맥쿼리 자산운용은 플랫폼 파트너스가 한국타이어, 부국증권 등 백기사를 동원해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빌리는 방식으로 8%(약 1,800만주)의 의결권을 편법적으로 동원했다며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재 맥쿼리 펀드의 최대주주가 8.2%이기 때문에 8%의 의결권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행법상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 주식을 빌리면 배당금 등 금전적인 이익 외에 의결권은 빌린 쪽에 넘어간다. 다만 국내에서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도 있다.

이에 대해 플랫폼 파트너스는 약 40만 주만 빌렸다고 해명했다. 한국타이어, 부국증권 등이 주식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들이 플랫폼과 손을 잡았는지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다. 맥쿼리 펀드에 투자한 한 기관투자자는 “양측이 같은 사실도 정반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국내 주주 대부분의 지분율이 분산되어 있고 최대주주를 포함해 20%가 외국인이라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하든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전직 맥쿼리 운용역이 합류한 신생 자산운용사인 플랫폼 파트너스에 대한 업계의 신뢰는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투자업계에서 플랫폼 파트너스가 제안하는 투자 건은 기관투자자들이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전략을 추구하는 한 운용사 대표는 “플랫폼은 펀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안이 없고 단기 투자자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의 주주 행동주의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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