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의 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대리수술을 시키고 환자가 뇌사에 빠지자 진료기록 등을 조작한 것이 드러남에 따라, 환자·소비자 단체들이 ‘유령수술’ 근절을 위한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소비자시민모임·한국소비자연맹· C&I소비자연구소 등 환자·소비자단체는 ‘유령수술’ 근절을 위해 수술실 내 CCTV 설치와 함께 유령수술 시행 의사에 대한 실명 공개와 면허 박탈, 사기죄 및 상해죄 적용 등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이들은 “환자의 의식이 없고 수술실은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돼 있기 때문에 CCTV나 내부 제보가 없는 한 유령수술 시행 여부를 절대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수술실의 이런 ‘은폐성’ 때문에 환자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수술이나 환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CCTV 촬영을 의무적으로 하고 촬영한 영상은 수사·재판·분쟁조정 등과 같은 일정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의료계의 반대로 폐기됐다. 이에 4개 단체는 20대 국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발의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며, 의료법을 개정해 유령수술을 실제 시행한 의사의 면허를 영구 박탈하고 실명을 공개하는 등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주장했다.
또 환자로부터 위임된 집도 의사의 권리는 환자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양도될 수 없으므로 유령수술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령수술을 신체에 관한 권리나 생명권을 침해한 상해죄로 다뤄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유령수술은 의료행위를 가장한 상해 행위이자 의사 면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신종 사기”라며 “정부와 국회는 더 늦기 전에 유령수술의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조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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