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미국이 맹비난을 퍼부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의 해외 투자 기구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레이 위시번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이는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자산을 약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시번 대표는 “중국은 고의로 일대일로 상대국을 빚더미에 몰아넣고 있으며, (상대국이 빚을 갚지 못하면) 부채의 담보로 잡아놓았던 희귀 광물이나 토지 등을 빼앗아간다”고 맹비난했다.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약속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회기반시설 미비와 투자 재원 부족 등으로 경제발전에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러한 투자와 차관을 환영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곧 ‘빚의 덫’에 빠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스리랑카가 그 좋은 예라고 미국 정부는 주장해왔다.
위시번 대표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바뀐 것은 전혀 없다”고 비판하면서 일대일로 참여국의 주의를 촉구했다. 최근 일본과 중국이 제삼 세계 투자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양국은 매우 경쟁적인 관계”라며 두 나라의 진정한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맞서 미국은 제3 세계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OPIC의 예산 확대와 함께, OPIC가 해외 프로젝트에 대출만을 제공했던 것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지분을 직접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OPIC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신흥시장 개척 및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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