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최고 인기상품이었던 ‘롱패딩’(벤치코트)의 인기가 올해도 재현될 조짐이다. 올해 여름이 더웠던 만큼 겨울도 강추위가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롱패딩을 구입하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도 무게는 줄이되 보온성을 강화하고, 패션 아이템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각종 포인트를 강조한 신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신세계(004170)백화점은 20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공동으로 기획한 롱패딩 2종을 단독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노스페이스 ‘스노우 다운 패딩’과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티볼 롱패딩’이다. 회사 측은 후드 퍼 컬러, 상품·로고, 와펜 컬러 등의 디자인을 차별화해 패션에 민감한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13일 신세계몰에서 진행한 선판매에서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화한 바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지난 겨울 선풍적 인기를 끈 ‘평창 롱패딩’의 2탄 격으로 구스다운 100% 롱패딩을 지난 19일 전 점포에 출시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 제품을 1만 개 한정 판매할 예정인데, 판매 첫날인 19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준비 물량의 10%에 이르는 1,000장이 팔리며 인기를 증명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브랜드의 패딩 제품보다 최대 30% 저렴한 가격 덕분으로 풀이된다. 구스 솜털 용량을 늘리고 옆선을 절개하는 등 기능성을 높인 점도 인기 요소다.
홈쇼핑 업체들도 자체브랜드(PB)를 통해 롱패딩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CJ ENM(035760) 오쇼핑부문은 골프 캐주얼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를 통해 구스다운 롱패딩 신상품을 오는 28일 방송으로 선보인다. 프리미엄 충전재인 구스의 솜털·깃털 함량을 8대2로 혼합해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다. 여성용은 모자에 부착된 폭스 퍼(fur)에 ‘블루 폭스’를 사용했고, 남성용은 빅라쿤 컬러 퍼를 소재로 택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올해도 롱패딩이 인기인 이유로는 올겨울도 강추위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기 전부터 인기가 많은 건 지난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 고객들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였던 데 따른 학습효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5~8월 겨울 상품을 선판매한 결과 매출이 목표를 20%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패딩에 들어가는 충전재의 중량을 늘리면서도 무게는 크게 늘리지 않고, 색상을 다양화하는 등 패션 포인트를 더한 것도 인기에 가속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가을부터 롱패딩 등 아웃도어 의류가 패션 트렌드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올 겨울 스트리트 패션 강세와 더불어 강추위로 인해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작년 11~12월 아웃도어 장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2% 늘었는데, 이 중 20대와 30대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29.7%, 30.6%로 가장 높았다.
유통업계에선 벌써 롱패딩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되는 패션 브랜드마다 롱패딩 물량을 늘리고 있는 걸로 안다”며 “실제로 롱패딩을 찾는 고객들도 지난 겨울만큼 많다”고 전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