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에게 길 건너편에서 택시를 타라며 승차를 거부한 택시기사가 자격 정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A씨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자격 정지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3월 말 오후10시께 서울 동대문 쇼핑몰 앞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 한 명이 A씨의 택시에 탔다. 이 승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에서 내려 반대 방향으로 길을 건너갔다.
이를 본 서울시 승차거부 단속 공무원은 즉시 두 사람을 조사했다. 승객은 “성신여자대학교 방향으로 가려면 건너편에서 타는 게 더 빠르다고 해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단속 공무원은 A씨가 정당한 이유 없이 승차를 거부했다고 보고 경위서를 작성했다.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승차거부 단속 매뉴얼’에는 행선지에 따라 건너편 방향에서 타도록 유도하며 승차시키지 않는 행위도 승차거부로 규정돼 있다.
A씨는 이 일로 자격 정지 30일 처분을 받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승객의 행선지가 반대 방향이라 ‘조금 돌아가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승객이 ‘건너가서 타겠다’면서 내린 것”이라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속 공무원의 조사 내용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승객에게 ‘건너가서 타는 것이 빠르다’고만 얘기했을 뿐”이라며 “조금 돌아가야 하는데 괜찮은지 물어보며 승객에게 선택권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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