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 있는 ‘옥류관’ 냉면을 경기도에서 먹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11주년 공동 기념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7일 “경기도에 북측의 옥류관을 유치하기 위한 남북 관계자들의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도와 북한이 6개 항의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5·24조치 이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8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이 부지사는 “옥류관이 유치되면 이산가족 상봉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할 방침”이라며 “특히 도내 유치 옥류관에는 북한 현지인이 오고 식재료도 현지 제품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지사는 또 “다음달에 경기도 후원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아태평화교류협회 주최로 중국과 일본 등 11개국 대표가 참석할 예정인 국제교류대회다. 아태지역 평화를 주제로 고양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체육·문화·관광 등 상호협력 사업에 대한 순차적 진행도 합의했다.
이 부지사는 “내년에 북측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여하거나 개성~파주 평화마라톤대회 개최 등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현재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진행 중인 평화통일 마라톤대회의 코스를 개성공단까지 연장하고 이를 ‘평화국제마라톤 대회’(가칭)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는 국내외 마라토너를 비롯해 북한 선수와 주민 등 1만여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를 구상 중이다. 코스는 임진각을 출발해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한 후 개성공단을 돌아오는 것이다.
도는 농림복합 사업, 축산업, 양묘 사업 재개와 협력 사업을 위한 기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부지사는 “우선 황해도 지역 1개 농장을 선정해 양측이 농림복합형(스마트팜) 시범농장을 운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2008년 북한의 황폐한 산림녹화를 목표로 개성시 개풍동에 양묘장을 조성한 바 있다. 2010년까지 17억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개풍양묘장은 6ha 규모 부지에 온실양묘 5개동, 노지양묘 5개 포지로 구성됐다. 8월 태풍 ‘솔릭’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또 북측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에 경기도가 공동 참여하기로 했으며 9월 평양공동선언에 준한 남북협력 시기에 맞춰 평화의 상징으로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했다.
이밖에 메르스·조류독감 등 초국경 전염병, 결핵 및 구충예방 사업 등 보건위생 방역 사업과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도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경기·강원·인천과 함께 말라리아 공동 방역을 시행했으며 이를 통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도 했다.
이 부지사는 이번 합의 사항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과 개별적 사안에 대한 서면 합의 등을 위해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 경기도 내 시군 단체장이 방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안에 이재명 지사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지사는 “이번 합의가 온전하게 시행된다면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의 중심지이자 동북아 평화번영의 전진기지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2010년 정부의 5·24조치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도는 이후 2011년 말라리아 남북 공동 방역, 2014년과 2015년, 2017년 3회에 걸쳐 유진벨 재단을 통해 16억원 규모의 결핵진단키트와 결핵치료제를 개성에 전달, 2015년 연천군과 평양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 등 인도적 차원의 물자지원과 스포츠 분야 교류를 제한적으로 진행했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