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훈장감이었다.
방탄소년단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공연장에서 열린 ‘2018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한국그룹 최초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상을 수상했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안건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전 세계 공연 현장에서 ‘떼창’을 이끄는 방탄소년단을 두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리 말로 된 가사를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집단으로 부르게 하는 등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여식이 열리면 이들은 ‘최연소’ 문화훈장 수훈자가 된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써내려 갈 K팝의 새 역사는 어디까지일까. 아메리칸뮤직어워즈는 빌보드·그래미뮤직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2017 AMA’ 무대에 퍼포머 자격으로 초대돼 ‘DNA’ 무대를 보여줬다. 1년 후 같은 무대에서 그들은 수상자로 공연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진행 중인 콘서트 때문에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전 세계 노래가 경쟁하는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0위를 차지한 멤버들은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로 미국 팝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지난달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를 시작으로 지난 6일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홈구장인 4만석 규모 시티필드까지 한 달 간 북미에서 15회 공연을 열어 22만 팬과 만났다. 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투어를 열면서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은 처음이다. 뉴욕 공연 후 외신들은 방탄소년단 신드롬을 앞다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에서 공연한 방탄소년단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K팝 가수”라고 극찬했고,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도 “방탄소년단이 뉴욕 시티필드에서 환호성 가득한 쇼로 미국 투어를 마무리했다”며 “일곱 멤버들은 이전 K팝 그룹이 가지 못한 길을 당당히 걸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은 또 지난달 24일 유엔 정기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며 음악과 궤를 같이한 연설로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표 연설자로 나선 리더 RM은 “어제 실수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이고,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라며 출신, 피부색, 성 정체성이 어떻든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라고 젊은 세대를 독려했다.
방탄소년단의 겹경사는 계속된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는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에서 24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24일 발매 당시 1위로 차트에 진입해 6주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 앨범은 일본에서도 10만장 이상 판매돼 이날 일본레코드협회에서 ‘골드’ 인증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11월 중 CGV에서 극장판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지난해 300일간 세계 19개 도시에서 펼친 공연 과정을 둘러싼 멤버들의 일상이 유튜브 유료서비스로 공개된 데 이어 영화로 제작됐다.
한편 미국 현지의 탄탄한 인기를 기반으로 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른 K팝 가수들의 진출 도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2018 AMA’가 주목한 떠오르는 K-POP 스타로 초청받은 NCT 127은 ‘2018 AMA’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관심을 받았다.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스콧 에반스는 멤버들에게 댄스를 맞춰보자고 제안해 즉석에서 짧은 합동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NCT 127은 앞서 ABC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 출연, 애플뮤직 ‘업 넥스트(UP NEXT)’ 아시아 가수 최초 선정, ‘미키마우스 90주년 기념 콘서트’ 무대 아시아 가수 유일 초청 등으로 화제가 됐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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