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특혜채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61)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울동부지법 양철한 영장전담판사는 11일 새벽 1시께 “피의사실에 대한 상당한 소명이 있으나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직책과 증거를 비추어 볼 때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회장은 전날 오전 10시30분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위해 서울 송파구 법원에 출석했고 심문에만 7시간이 소요됐다. 구속영장 기각이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눈길이 쏠린다.
양 판사는 “피의자와 이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은 바, 피의사실 인정 여부 및 피의사실 책임 정도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양 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6일 조 회장에 대한 비공개 소환조사에서 구속기소된 전임 인사부장과의 대질신문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조 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시중은행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윤종규(63)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66)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영장이 청구된 만큼 조 회장이 구속될지 여부가 주목을 받아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지난 3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조 회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고, 8일 저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한 조 회장이 지난달 구속기소된 당시 인사부장들과 공모해 임직원 자녀, 외부인사 추천자 특혜채용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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