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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공모펀드, 나는 사모펀드

올 설정액 사모 35조·공모 22조↑

펀드 수도 사모가 공모의 2.4배

공모 '10% 덫'에 투자매력 떨어져

투자자수 100명 이하 확대 호재에

공모-사모펀드 격차 더 벌어질 듯





올 들어 사모펀드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지난 4월 설정액 3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에도 월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공모펀드는 여전히 230조원대에 머물면서 양 펀드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모펀드 투자자 수가 49명 이하에서 100명 이하로 확대되는 등 우호적인 정책이 연이어 도입됨에 따라 사모펀드는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전체 펀드 설정액 증가분은 57조원으로 이 중 공모펀드에는 22조원, 사모펀드에는 35조원이 들어왔다. 사모펀드는 2015년 12월 순자산 200조원 시대를 연 이래 올 4월 303조원을 기록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설정액이 불어나고 있다.

공모펀드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10월5일 기준 공모와 사모 설정액은 각각 236조원, 321조원으로 전체 펀드 비중은 42%대58%다. 공모시장 성장이 정체된 반면 사모시장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공모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2014년 말 173조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년여 만에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펀드 수 역시 지난달 말 현재 사모펀드는 9,781개로 공모펀드(4,162개)의 2.4배다.

사모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공모펀드의 ‘10% 덫’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은 공모펀드가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동일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사모펀드는 한 종목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공모펀드가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에 치우쳐 투자 융통성이 떨어지는 것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최근과 같이 박스권 장세에서는 주식 비중은 낮추고 부동산 등 대체투자로 관심이 쏠리지만 공모펀드는 여전히 지수나 주식에 의존하면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반면 사모펀드는 새롭게 각광받는 부동산·특별자산 등의 투자 비중이 큰 편이다. 지난달 말 현재 공모펀드 순자산 225조원 중 주식형펀드 순자산이 67조원으로 29.8%에 달했지만 사모펀드는 주식형펀드(17조원) 비중이 5.3%에 그쳤다. 이에 반해 부동산펀드 비중은 공모펀드 1.0%, 사모펀드 21.8%이고 선박과 유전, 예술품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비중은 공모펀드 1.2%, 사모펀드 19.8%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중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은 2015년 말 35조원 수준에서 지난달 말 70조원으로 두 배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사모펀드 투자자 수를 100명 이하로 확대하는 사모펀드 개편안을 내놓으며 사모펀드가 주로 강점을 보였던 채권형·부동산·특별자산 등에 더해 한층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면서 급성장했는데 이번 안 역시 사모펀드 업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자산가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문턱을 낮춘 헤지펀드인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풀죽은 공모 펀드시장에 메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인 사모펀드에 최소금액 500만원으로 여러 개의 전문사모(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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