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취업자 수가 4만5,000명 증가한 것은 일견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난해 월평균 31만5,000명씩 늘어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게다가 추석을 앞두고 포장·배송 등 임시 일자리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눈여겨볼 것은 공공 부문의 일자리가 부쩍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지난달에만도 공공행정에서 2만7,000명의 일자리가 생겼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는 무려 13만3,000명이 늘어났다. 반면 안정적 일자리인 제조업에서는 4만2,000명이나 줄어들었고 도소매·숙박음식·시설관리 등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에서도 무려 31만6,000개가 사라졌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는 급속히 줄어드는 데 반해 세금이 투입된 공공 부문 덕택에 간신히 버티는 형국이다. 재정에 기댄 일자리는 오래 지속되지도 못할뿐더러 억지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속 빈 강정’이 될 우려가 크다. 세금으로 떠받치는 취업자 뻥튀기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데도 여당은 “일자리 사정이 개선됐다”거나 “최악의 고용 사정은 면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고용참사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기는커녕 현장실태도 제대로 살피지 않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뒤늦게 고용부진을 공식 인정하면서도 ‘맞춤형 일자리’라며 내놓은 대책이 겨울철 인턴 선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용지표는 최악인데도 여전히 예산이나 퍼붓는 안이한 정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기업정책으로 민간의 활력을 죽이면서 단기 일자리나 만들어 통계를 마사지하는 데 급급하니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정부는 조만간 장단기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억지로 만드는 붕어빵 일자리가 아니라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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