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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납득 안되는 한국GM의 연구개발법인 설립

한국GM이 어제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R&D) 부문을 떼어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이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77%의 지분을 보유한 GM 본사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산은은 주총 의결 무효를 위한 법률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다. 여기에다 한국GM 노동조합은 다음주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 중단을 결정하면 예고한 대로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갈길 바쁜 한국GM이 주주 갈등에다 노사 마찰까지 겹치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가뜩이나 한국GM의 경영실적마저 악화일로인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GM은 올해 1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영난 타개는 고사하고 추가 자금의 투입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산은은 새 법인 설립이 지난 5월 경영정상화 합의 때 맺은 협약과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아예 ‘먹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GM 본사가 경쟁력이 약한 생산기지를 폐쇄할 수 있다는 우려는 숱하게 제기됐다. 물론 한국GM은 이런 의혹 제기에 손사래를 친다. 본사와 유기적인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새 법인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새 법인 설립을 철수의 수순 밟기로 몰아붙이는 것은 섣부르다. 하지만 2대 주주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GM의 독단적 경영 방식은 문제가 있다. 국감에서도 그런 지적이 나왔다. 한국GM이 산업통상자원부와 맺은 협약에는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양측 간 공동작업반을 구성하기로 돼 있지만 법인 설립 문제를 협의한 적은 없다고 한다. 이래서는 신설 법인 설립의 저의마저 의심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산은은 반년 전 8,0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한국GM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만약 세간의 우려대로 새 법인을 설립한 뒤 생산거점을 옮기거나 폐쇄한다면 산은이 지원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GM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법인 설립을 강행하는 것은 먹튀 의혹을 자초하는 길이다. 한국GM이 내홍의 불씨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경영정상화의 길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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