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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김동하의 머니테인먼트]무섭게 성장하는 OTT플랫폼...한국 영상콘텐츠 전성기 열까

■ 'OTT 최강자'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투자 확대

한국 영화·드라마에 투자·제작

예능도 '포맷 수출' 형태로 수출

콘텐츠 제작업체 수익 확대 기회

중국 OTT시장 고속성장도 호재

양질의 콘텐츠 수급 경쟁 심화

방송 등 미디어 진영은 위기감





TV, 포털, 스마트폰 이후 등장한 가장 위력적인 플랫폼을 꼽으라면 단연 OTT(Over The Top)를 들 수 있다. 미국의 넷플릭스와 훌루, 국내 SK텔레콤의 옥수수, 지상파 방송사들의 푹(POOQ)이 대표적 OTT다. 글로벌 콘텐츠와 거리를 둔 중국에서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두의 ‘아이치이(iQiyi)’,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Tencent Video)’, 알리바바의 ‘유쿠투도우(YukouTudou)’가 OTT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다.

인터넷+통신, 셋톱 위를 점령한 OTT

OTT라는 말은 TV와 셋톱(set-top)에서 파생됐다. 셋톱 박스가 TV 위에 설치한 상자라면 OTT는 그 셋톱 위에 또 얹는 서비스를 말한다. 셋톱은 지상파나 케이블, 위성으로 전달되는 신호를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변환하는 장치다. OTT는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실시간 고화질의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해지면서 전파나 케이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드라마, 방송 프로그램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IPTV가 인터넷을 통한 TV 서비스라면, OTT는 TV, PC,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로 확장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넷플릭스와 훌루 외에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유튜브 레드, 구글 비디오, 애플TV 등의 글로벌 사업자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대부분 월정액 얼마를 내고 무제한 시청하는 ‘구독자 모델’로 운영되거나, 편당 얼마를 유료결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상 스트리밍을 하는 세계최대 OTT 사업자로 1997년 DVD를 매장이 아닌 우편과 택배로 대여하는 서비스로 시작해서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기반을 넓혔다. 광고 없이 구독자 정액제로 운영된다. TV, PC,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X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인터넷이 연결되는 여러 기기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등을 볼 수 있다.

# DVD이어 TV까지 삼키려는 넷플릭스의 전략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나타낸 일화로 2011년에는 뉴욕타임즈에 등장한 ‘인터넷 킬드 비디오 스토어’라는 기사를 들 수 있다. 지난 1981년 음악채널인 MTV가 개국하면서 ‘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라는 노래가 등장했고, 노랫말처럼 라디오 시대가 저물고 비디오 세상이 왔다. 이후 30년 후인 2011년에는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미국의 부가판권 시장 주류였던 블록버스터라는 DVD 업체가 파산했다는, 비디오가 인터넷에 밀려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넷플릭스는 2012년 대 히트를 친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자사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고객들의 충성도를 확보해 왔다. 2017년 북미 가입자 기준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약 44%,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23%, 훌루가 13%를 차지했다. 이들 사업자는 2010년부터 미국을 떠나 캐나다, 유럽 등으로 영토를 확장해 왔으며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넷플릭스는 8조원, 아마존은 5조원, 훌루는 2.5조원을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느 헐리우드 제작사나 방송사보다도 큰 규모다.

“TV는 자동차가 나오기 전까지의 말과 같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2015년 1월 멕시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처럼, 콘텐츠 플랫폼의 세대교체는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



# OTT시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는

전 세계에서 OTT플랫폼이 확대되는 현상은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는 큰 위기이자 큰 기회다. 크게 보면 극장과 방송사 등 미디어 진영에는 위기, 제작 진영에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극장과 방송 등 미디어 진영에서는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플랫폼으로 수급하는데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제작진영에서는 이른바 ‘윈도 효과’로 불리는 극장, 방송 등 1차적 창구 외에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는 미국 자체 제작에서 더 나아가 첫 번째로 일본, 두 번째로 한국을 콘텐츠 생산기지로 선택했으며, 2017년을 기점으로 한국 콘텐츠에 직접 투자해 제작하는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유튜브(구글), 애플, 아마존뿐 아니라 페이스북, 월트 디즈니 등도 인수합병을 통해 OTT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양질의 한국 영화, 드라마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 역시 확대됐다.

한국의 유통진영에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기에 어려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초반에 한국영화를 사들이는 기본 개런티와 수익배분율은 기존의 한국 유통업체들보다 높았고, 직접 한국의 콘텐츠에 거액을 투자해 전 세계로 서비스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2017년 전 세계에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한국 감독과 배급사가 참여한 영화로는 역사상 가장 큰 650억원 규모였고,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다. 400억원 대작인 CJ ENM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서비스됐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도 ‘포맷 수출’, ‘해외 방영’, ‘리메이크’, ‘자체 제작’ 등 여러 형태로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2018년에는 넷플릭스가 한국의 유재석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를 전액 투자해 전 세계로 서비스했고, ‘유병재: 블랙코미디’ 역시 서양식 스탠딩 코미디에 한국의 엔터테이너가 출연한 오리지널 컨텐츠로 제작, 서비스됐다.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OTT가 무섭게 성장하는 점도 한국에는 기회다.

2016년 한국의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중국 OTT 아이치이를 통해 서비스되면서 회당 150만위안(2.5억원)의 최고가의 판권료를 받았다. 사드 갈등 이후 한국 콘텐츠의 중국진출이 주춤해졌지만, 한반도 해빙무드 속에서 2019년부터는 양질의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일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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