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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 산업]버티는 것도 버거운 부품사…한계기업 내몰리나

올 상반기 실적 4곳 중 1곳 적자

우량업체까지 신규대출 막혀

빚 상환 시기 덮치며 벼랑 끝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납품을 받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견실하다고 평가받는 부품기업마저도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그나마 현대차 2~3차 밴드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연구개발(R&D)법인 분리에 또다시 몸살을 앓고 한국GM 부품업체들은 위기에 한숨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위기가 닥치고 있다. 부품업체들의 목줄을 죄어 오는 것은 무엇보다 자금난이다. 적자에 빠진 상태에서 금융권으로부터 신규 운영자금 조달을 못할 경우 완성차의 신차 출시에 대응해 부품을 생산할 수가 없다. 결국 ‘실적악화→자금난→신제품 개발·생산 중단→파산’이라는 한계기업의 공식에 빠져버린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상장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 70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본 결과 조사대상 70개 업체 중 1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네 곳 중 한 곳이 적자기업인 셈이다. 2년 연속 상반기 적자인 기업도 5개에 달했다. 적자기업 18개 중 5개사는 반기 매출 3,000억원이 넘는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다. 이들 업체의 여신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여신 규모 28조원 중 약 10%는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산업이 수주 절벽에 부딪혔다면 자동차산업은 판매 절벽에 부딪혀 휘청거리고 있다.

그나마 기대했던 자동차 부품 수출도 최악의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7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 감소했다. 2015년 이후 해마다 4%가량의 감소세를 보이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중국 판매 감소로 9.5% 급감했고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4% 안팎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경영난은 결국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생산·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3~4년 전 자동차 생산 규모에 맞춰서 늘렸던 생산시설은 이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수백억원을 들여 지은 공장을 일감이 없어 놀리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범퍼와 콘솔 등 부품을 공급하는 B사의 경우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최대 800만대를 생산하던 시기에 맞춰 부품사들도 설비를 늘렸다”며 “완성차 생산이 줄어든 만큼 일부 제품에서는 공급 과잉 상태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품회사들이 공장을 지을 때 빌린 돈을 상환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필요한 자금의 규모는 총 3조1,000억원으로 이중 대출금 상환 연장과 관련한 자금 지원 수요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품회사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실시 등으로 기업 자금 부담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품사들이 어렵다고 하니 은행들도 무조건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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