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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에세이] 간과해선 안될 '골다공증'

이은실 대한골대사학회 홍보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대한골대사학회에서 지난 9월 전국의 50~7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 중 83%는 골다공증이 위험한 질환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본 여성은 10명 중 3명에 그쳤다. 나머지 7명은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40%)’ 등을 꼽았다. ‘향후 1년 안에 골다공증 검사 계획이 없다’는 여성도 30%가량 됐다.

골다공증은 골절로 이어질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평소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방치하는 여성이 많은 셈이다.

조사 대상 50~70대 여성의 14%는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4분의1은 아예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3분의1은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다. 주된 이유(중복응답)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불편감을 느끼지 않아서(48%)’ ‘병원 방문이 번거롭거나 시간이 부족해서(35%)’ ‘경제적 부담(26%)’ 등이었다. 치료 중단자 10명 중 6명은 치료기간이 1년도 안 됐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만성 노인질환 중 하나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소리 없는 조용한 뼈 도둑’으로 불린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5년 동안 골밀도가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골밀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감해 건축물의 철골 역할을 하는 뼛속 물질이 이전보다 5~10배나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골다공증의 위험요소가 된다. 45세 이전에 이른 폐경이 왔다면 골다공증 위험이 더욱 증가하므로 예방·치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인 경우 약물치료를 하면 골절 위험을 70%까지 억제할 수 있으며 뼈의 양을 1년간 8% 정도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폐경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생각에 골다공증과 연관시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50세 이상 성인에게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21만건 발생했다. 2분30초당 1건꼴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50세 여성이 평생 골다공증 골절을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은 9.1%나 된다. 골다공증 골절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대퇴골(넙다리뼈) 골절. 특히 엉덩관절(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 목부분(경부) 골절의 경우 전신마취하에 수술하는데 고령·만성질환 등으로 이를 견디기 어려운 환자가 적지 않다. 금속나사 등으로 뼈를 붙여 고정하거나 인공 엉덩관절 수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15%가 수술 후 1년 안에 사망하며 반 정도는 걷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는다. 수술을 받지 못하면 거동이 불가능해 폐렴·욕창·패혈증·혈전증 등으로 수개월 만에 사망할 수 있다. 진료·돌봄에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부담도 매우 높은 질환이다.

정부가 국가건강검진 때 무료로 골다공증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여성을 만 66세에서 올해부터 만 54세와 66세로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장기적인 골다공증 골절 예방 대책의 하나로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50~70대 여성이 8%에 불과해 정부와 대한골대사학회 등 의료계가 골다공증 검진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조기검진·치료의 중요성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폐경 후 여성이라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의사와 면담해 현재 및 미래의 골다공증 및 골절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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