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했던 대박이다. ‘백일의 낭군님’이 tvN드라마 역대 시청률 4위를 기록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케이블 채널은 물론 지상파 드라마까지 압도한 ‘백일의 낭군님’의 중심에는 단연 도경수와 남지현이 있었다. 특히 로맨틱코미디부터 멜로까지 ‘다 되는’ 남지현의 안정감은 드라마의 흐름을 꽉 부여잡고 시청자가 긴장을 놓지 않도록 유도했다.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 월화드라마는 시청률이 안 나오는 자리라 해서 고민했는데 매주 기뻤죠. 단체 채팅방에서도 다들 행복해해요, 처음에는 ‘시청률은 신경쓰지 말고 좋은 작품만 만들자’고 생각했는데 상상도 못하는 결과에 꿈꾸는 기분이에요.”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전작 ‘쇼핑왕 루이’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흔한 로맨스물이 시대만 조선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남지현은 전작과 비슷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추가해 보여줄 것이 있는 인물이라며 ‘홍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복실이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존재에요. ‘쇼핑왕 루이’는 동화같은 스토리였다면, ‘백일의 낭군님’은 훨씬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홍심은 까칠하고 솔직한 만큼 더 강해보일 수 있는 인물이에요. 또 ‘쇼핑왕 루이’에서 복실이와 루이가 상황을 극복하는 장면이 ‘백일의 낭군님’ 원득이와 홍심이와는 많이 다르죠.”
그래서일까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춘 도경수와의 찰진 케미스트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또래 남자배우와의 연기는 처음이었다는 남지현은 ‘친구같아 잘 맞았다’며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목소리와 눈빛 등 가지고 있는 장점이 많은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품 안에서 홍심은 주체적인 여성으로 표현됐다. 똑부러진 홍심의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의 칭찬이 쏟아지기도 있다. 남지현은 “홍심이가 하는 말은 다 맞다. 할말은 딱 하는 느낌”이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다만 하이톤의 목소리는 끝까지 고민스러웠다는 고백을 털어놨다.
“평소 작품을 할 때는 모니터링하며 관찰하고 고치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사전제작이다보니 그런 면에서 어려웠어요. 매 장면 모니터링을 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전체를 보면서 조율하는 것보다는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아쉬운 면은 있어요. 다행스런 점은 목소리가 홍심이와 잘 어울렸다는 것? 그래서 다행이지만 여전히 마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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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데뷔한 후 2009년 ‘선덕여왕’을 거쳐 성인연기자로 자리잡기까지 남지현은 늘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어린 시절부터 현장을 겪어왔기에 잘 적응하고,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안정적인 연기의 비결이라고.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웬만한 일로는 당황하지 않아요. 체력을 비축하는 법이나 틈틈이 쉬는 법, 대본 보는 법 등이 몸에 체득돼 있어 체력관리에 유리하기도 하죠. 아역 이미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걸 벗기가 어려운데 저는 캐릭터와 작품 운이 잘 따라줘 그 이미지를 쉽게 벗을 수 잇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다음달 25일에는 첫 팬미팅도 앞두고 있다.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마감됐다. ‘팬미팅’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남지현은 상기된 표정으로 활짝 웃어보였다.
“팬미팅은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에요. 아역부터 활동했는데 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거든요. 올해 정말 좋은 기회가 마련돼 너무 기뻐요. 아마 2시간 정도가 될 것 같은데 MC 없이 팬들과 저만 만나는 자리로 만들거에요. 너무 기대되는데 팬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재미있게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치고 올라간 ‘쇼핑왕 루이’에서 tvN 역대 시청률 4위를 기록한 ‘백일의 낭군님’까지 연타석 홈런을 친 남지현은 이제 완전하게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연기 방향은 ‘다양한 스펙트럼’, 악역과 선역을 마음껏 오가는 능력있는 배우로 향할 것을 예고했다.
“지금 저는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가 많아요. 시간이 흐르면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미지요. 선배님들 중에 악역과 선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모든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나하나 천천히 다른 역에 도전해서 잘하는 것을 찾고, 모자라는 점은 보완하는 배우가 될거에요.”
/이현진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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