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이 한 달 새 2조원이 급증했다. DSR 규제가 지난달 말부터 적용되면서 기존 대출금이 많은 차주들은 신용대출 등 각종 신규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01조2,20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102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 6월 이후 신용대출 증가폭은 월별 1조원 밑으로 가라앉는 추세를 보였지만 신용대출까지 전방위적으로 묶는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지난달 중 대거 몰린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DSR은 차주가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합계를 연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지난달 말부터 관리 지표로 도입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후로 자금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카드 결제 등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9·13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수요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96조9,19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26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올 8월 2조8,770억원을 기록했지만 9월 1조5,667억원으로 움츠러들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5대 은행의 총 가계대출 잔액은 560조7,999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9,699억원 증가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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