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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할인제' 등에 업고 …애플의 배짱영업

[정부정책 역행하는 애플]
"제조사 단말기 지원금도 나몰라"
200만원대 신형 아이폰 출시
가계통신비 부담 가중 시키고
국내이통사 수익 저하도 초래
세금 누수불러…대응책 마련해야

  • 민병권 기자
  • 2018-11-04 17:30:59
  • 바이오&ICT
'약정할인제' 등에 업고 …애플의 배짱영업

애플이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가면서도 경제를 살리려는 국가 정책에는 역주행하고 있다. 결국 업계는 물론 일부 소비자들에서도 애플이 갑질 혹은 배짱 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여파로 한국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상승하고 토종기업이 수익 저하에 처하고 있으며 국가 재정에 누수가 발생해 범정부 차원의 총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가계통신비 부담 가중 문제는 애플이 최근 신형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한층 불거지고 있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아이폰XR과 XS, 맥스 등 3종의 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고객에 대한 단말기 지원금을 자체적으로는 거의 부담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사 제품 구매고객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이동통신사와 공동부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폰을 팔 때 단말기 기종에 따라서 고객이 받는 공시지원금 중 적게는 10~20%, 많게는 30~50%는 제조사가 부담하고 있다”며 “그에 비해 애플은 아이폰에 대해 공시지원금을 거의 내놓지 않아 대부분의 금액을 우리(국내 이동통신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대한 판촉 차원에서 지불해야 할 일종의 마케팅비(단말기 지원금)를 사실상 한국의 토종 이통사들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땅 짚고 헤엄 치기식’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또 아이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정부의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신형 아이폰의 경우 출고가격이 최대 200만원에 육박할 정도다. 단말기 지원금도 내지 않는 애플이 이처럼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통신비 인하유도 정책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이통사 매장을 통해 스마트폰 등 단말기 구입시 해당 이통사가 통신요금에서 최대 25% 할인해주도록 한 ‘선택약정할인’ 제도다. 이는 원래 이통사들의 요금인상을 억제하려는 좋은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애플이 자사의 비용 부담 없이도 한국 이통사의 통신비 할인에 편승해 아이폰의 가격경쟁력을 얻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토종 이통사들은 수익성이 저하되는 한계에 봉착한 반면 애플은 높은 수익률로 배 불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통신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가계 의류비 지출을 덜어주겠다며 수백만원짜리 수입명품 의류를 사는 소비자에 대해 해외 제조사가 아니라 국내 백화점이 25%씩 무조건 유통마진을 포기하고 할인해주라고 입법을 한다면 이해가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택약정제도의 좋은 취지는 살리되 여기에 편승해 고가정책을 펴는 단말기 제조사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선택약정제도의 적용 대상을 저가 및 중가폰으로 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가폰에 대해서는 제조사가 자체 공시지원금을 부담하도록 할 수 있어 국민들의 과도한 고가폰 소비 자제를 유도하고 스마트폰제조사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단말기 지원금 분담을 유도할 수 있다.

애플이 정부 정책과 상충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 국내에서 연간 1조~2조원대로 추정되는 이윤을 올리면서도 과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조세조약에 따라 인터넷사업수익에 대한 법인세·소득세를 해당 사업자가 국내에 서버를 둔 경우에 한해 부과하고 있는데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의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거래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 한국인 소비자 홀대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관련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이통사 간부는 “애플은 신형 아이폰 개발 1~2년 전에 미리 이통사들에 선주문해야 이후 출고될 때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사전주문을 압박했다”며 “이통사들로서는 제품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물량을 못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주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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