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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절감 '올인'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가보니

ESS 가동으로 연간 25억원 전기료 절감 기대

폐열발전설비는 5만5,000가구 쓰는 전기 생산

"원가 상승과 건설경기 하락 대비하고 수익성 확보"

충청북도 단양에 자리잡은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에서 폐열발전설비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제공=한일시멘트




6일 오전 기자가 찾은 충북 단양 매포읍의 한일시멘트(003300) 단양 공장. 거대한 6개의 예열탑과 6개의 소성로(킬른)로 이뤄진 시멘트 제조 핵심 시설 한 켠에 새로 지은 아담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문에 들어서니 마치 정보기술(IT) 회사의 서버실처럼 장비를 넣은 랙(캐비넷)이 줄지어 있었다. 랙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컴퓨터가 아닌 배터리. 값싼 심야 전기를 충전해 전력 소비가 많은 낮 시간에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한일시멘트가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가 절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시멘트는 열원으로 유연탄을, 동력원으로 전기를 이용하는 대표적 에너지 다소비 업종. 7개 업체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당면 과제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전기료 절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는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한일시멘트의 48㎿h급 ESS는 전력 단가 최저 시간대에 8시간 동안 충전해 전력 단가 최고 시간대인 주간에 6시간 동안 방전한다. 지난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 장치를 통해 연간 약 25여억 원의 전기료를 아낄 것으로 한일시멘트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2011년부터 가동 중인 폐열발전설비에 가봤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는 고열이 필수적이다. 예열 장치는 석회석 등 원료를 섭씨 900도까지 가열하고 소성로에는 섭씨 1,450도 이상의 열풍을 불어넣는다. 이를 통해 시멘트의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드는데 그때까지 쓰인 열을 날려버리지 않고 회수해 물을 끓여 고압 스팀을 만들고 증기터빈을 돌리는 장치가 폐열발전설비다.

버려지던 열을 이용해 생산하는 전기의 양은 막대하다. 연간 약 16만 ㎿h로 5만 5,000 세대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이형우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은 “폐열발전설비는 단양공장 전기 사용량 중 30%를 생산한다”면서 “폐열발전설비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력비용은 연간 약 10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폐열발전설비에 더해 이번 ESS 설치 덕분에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수익성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2014년 석회석 사용량을 줄이고 공정 온도를 낮춰 기존 포틀랜드 시멘트에 비해 약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석회석 저감형 저탄소 시멘트’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회사의 친환경 정책과 기술력이 입증된 사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단양공장은 원 절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성온도를 낮출 수 있는 비탄산염 광물을 사용하고, 제철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사용하여 철광석을 대체하기도 한다. 또한 고·저압 인버터, 발광다이오드(LED) 전등, 터보 블로어 등 고효율 설비를 지속 도입하며 에너지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15년 1,206억원, 2016년 1,016억원이던 영업이익을 2017년 1,32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매출 또한 2015년 1조3,773억원, 2016년 1조4,412억원, 2017년 1조5,74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원가절감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판매를 늘린 데 따른 효과로 해석된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업체들이 유연탄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상승과 건설경기 하락으로 수익성 비상이 걸렸다”면서 “에너지 절감 설비와 각종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양=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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