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8일 경제부처 예산심사에서는 전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발언을 두고 여야 간 해석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김 부총리가 정부의 경제정책 결정 과정을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부총리는 이를 부인했고, 여당은 언론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부총리의 발언은, 문재인정부가 표를 의식한 정책 결정과 이념적이고 좌편향적인 경제 정책을 고수하는 것,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여당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며 항변했다.
이 의원은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소한 대외적으로 청와대나 정부의 두 컨트롤타워가 한 목소리가 나야 하는데 의견이 맞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김 부총리의 발언이 장 실장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자신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확실히 실천하는 듯하다. 듣도보도 못한 나라, 외눈박이 괴물나라를 만들고 있다”며 “(김 부총리의 말대로) 의사결정의 위기”라고 의견을 보탰다.
그러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에서 김 부총리의 발언을 장 실장에 대한 비판을 넘어 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최고위층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하는데, 김 부총리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어 “언론에서 장 실장과 김 부총리의 갈등설을 자꾸 부추긴다. 어떤 실책을 근거로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수장을 지명했다, 원인은 부총리의 비판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김 부총리는 이런 논란에 대해 “언론이 보고 싶은 측면만 보고 쓴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규제개혁 입법이나 경제구조개혁 입법 등에 대해 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그것이 정치적 의사결정의 예라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탈원전 정책을 두고도 대립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정부에 탈원전 청구서가 쌓여만 간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한전 적자는 8,000억여원”이라며 “난데없이 새만금 태양광을 한다는데 지금 월성 원전 1기를 돌리면 되는데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원전 제로화나 재생에너지 투자 등 탈원전은 세계적 추세”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은 단순히 경제 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국민안전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초안에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김승희 한국당 의원은 “복지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안과 청와대의 검토 내용, 복지부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자료를 요구했으나 아직 미제출이고, 자료요구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국민연금 개편안 유출 건 조사를 위해 복지부 국장과 과장 등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청와대가 휴대전화 압수로 국민과의 소통을 마비시키고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가 신중하지 못해 국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청와대에서 장관의 보고를 면박 줘서 돌려보내느냐. 의사결정 과정에 동맥경화가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휴대전화 압수는 폭압·폭거”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휴대전화 압수 건에 대해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다”며 “실무자에게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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