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토요워치] '팔이피플' 얄팍한 상술…끝없는 짝퉁 건기식

■ 身과 함께…건기식의 죄와 벌

10가구 중 7곳 연평균 건기식 구매액 30만원 달해

시장 커져 가짜 범람…효능없는 글루코사민 유행도

당국, 검열 등 강화 '제2 가짜 백수오 사태' 막아야





건강기능식품이라고는 명절 선물로 들어온 홍삼과 비타민을 가끔 먹는 정도였던 대기업 부장 김준수(46)씨. 격무에 탈모가 빠르게 진행되며 김씨는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탈모 예방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는 건강기능식품을 큰맘 먹고 구매했다. 하지만 한 통을 다 먹고도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제품을 먹기 시작한 후로는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쓸데없이 돈을 쓴 것 같아 후회를 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10가구 중 7가구는 매일 건강기능식품을 먹는다. 올해 1가구당 연간 건강기능식품 구매액은 30만원에 달한다.

가장 사랑받는 건강기능식품은 역시 홍삼이다. 지난해 국내 홍삼 매출액은 1조357억원으로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46.3%에 달한다. 역사가 오랜 제품이지만 낱개 포 단위로 포장된 제품을 새로 내놓는 등 제품 개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다. 누구나 집에 한 통씩은 있는 비타민제, 장 건강 개선 효과가 있는 유산균 제품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이다.

/연합뉴스


새로운 건강기능식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눈 기능 개선과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는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개인용컴퓨터(PC)와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지난 2014년 111억원에서 2017년 357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30%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먹기만 해도 피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너뷰티’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5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지난해 5,300억원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사람들이 건강기능식품에 열광하는 것은 간편함과 공인된 효과 때문이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거나 약국을 찾지 않아도 살 수 있고 정부가 인정한 성분을 일정량 이상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이 유통 업계와 제약 업계의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허위·과장광고다. 소비자시민모임이 2015년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1,521명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의 가장 큰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9%가 ‘효능·효과에 대한 허위·과장광고’를 건강기능식품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피해는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건강기능식품의 거래 방법에 기인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유통채널은 인터넷몰이 2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유통채널로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물건을 팔기 위해 SNS를 하는 사람을 가리켜 ‘팔이피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팔이피플’ 대다수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며 ‘홍삼이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들을 현혹한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을 해외에서 직접 수입해오면서 국내에서 정식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한 제품들을 오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해외직구로 구입한 14개 다이어트식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사용 금지 의약품 성분인 ‘시부트라민’과 ‘센노사이드’가 다량 검출되기도 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건강 개선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허위·과대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주기도 한다”며 “소비자들이 광고에 속지 않도록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는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라고 발표하며 촉발된 가짜 백수오 사태가 단적인 예다. 백수오와 거의 비슷한 외형을 가졌지만 백수오와 달리 유해성을 지닌 이엽우피소가 시판되는 백수오 제품에 섞여 들어갔고 여기에 실망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진짜 백수오의 효능 논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시장 전체가 침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밖에 글루코사민처럼 한때 많은 사랑을 받다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발표되는 경우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복통 등 이상증세로 식약처에 접수된 건강기능식품 신고 건수는 2015년 502건에서 2017년 872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