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단체 설립 102년 만에 최초의 여성 회장을 탄생시켰다. 이 단체는 불과 40년 전만 하더라도 남성들만 회원으로 받았던 곳이어서 눈길을 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가 수지 웨일리(51·미국) 부회장을 제41대 회장에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16년 창설된 미국프로골프협회는 2만9,000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단체는 창설 당시부터 1978년까지 남성들만 가입할 수 있었으며 지난 1978년에서야 여성 회원 가입을 승인했다.
이번에 선임된 웨일리 신임 회장은 선수 출신으로, 현역 시절인 200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그레이터 하트퍼드오픈 예선을 통과해 자력으로 남자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추는 등 금녀의 벽을 넘은 전적을 갖고 있다. 당시 웨일리 회장은 지역 예선 대회 격인 코네티컷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이 덕분에 2003년부터 PGA 투어는 예선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남녀를 불문하고 같은 티에서 경기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당시 남자 선수들은 6,938야드, 웨일리 회장은 6,239야드 전장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보다 짧은 거리에서 예선을 치렀다는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웨일리 회장은 1945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58년 만에 PGA 투어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한 여자 선수가 됐다.
지난 2001년 협회 회원 자격을 얻은 웨일리 회장은 2014년부터 2년간 사무총장으로, 이후 2년간은 부회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티칭 앤드 클럽 프로페셔널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2014년에도 미국프로골프협회 사상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됐다. 웨일리 회장은 “회장을 맡겨준 협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2만9,000여 회원들이 제게 이런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신 것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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