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더 이상 (경제)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경제부총리를 (경제)사령탑으로 하나의 팀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전공 분야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불안한 여지가 있다면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문재인 정부 정책 패키지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전혀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당면한 소득불균등·저성장·저출산의 도전을 극복하고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경제·사회정책의 통합적 운영을 통한 ‘포용국가 건설’이 본인이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용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며 “경제 운용에 있어서는 경제부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저는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를 위해 청와대 내부에서 경제수석을 비롯한 각 수석들의 역할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경제정책에 관해서는 경제수석이 내각과 좀 더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경제수석실 조직개편이 이뤄진다. 김 실장은 “후임 사회수석이 좀 더 복지·교육, 이런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택도시비서관실을 국토교통비서관실로 개칭하고 기능을 조금 바꿔 경제수석실로 옮기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부동산정책을) 앞으로 경제수석이 조금 더 폭넓은 시각에서 잘 관리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현재의 경기상황과 관련해서는 “경제 하방 압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위기냐 아니냐’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임인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주장한 후 논란이 더 커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정부로서는 가능한 모든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며 “내년에 확장적 재정을 편성한 것 자체도 그런 인식이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정책 실패 책임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 개인의 책임에 대해서야 언제나 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기에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의 씨앗을 남겼다. 김 실장은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다 겪었다. 공교롭게 노무현 정부, 또 사실 박근혜 정부 후반부부터 상승 주기에 들어선 바 있다. 하여튼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장 전 실장이 어떤 말을 남겼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한테 빨간 주머니, 파란 주머니를 주고 가셨다. 어려울 때 열어보라고 하셨다”고 답해 궁금증을 남겼다.
김 실장은 또 “제가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 않느냐는 걱정도 하는 것 같지만 제가 경제학을 ‘했다 안 했다’는 방식의 논의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청와대 안에도 이미 경제 전문가가 있고 이분들이 과감하게 현장에서 내각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드리면서 전체 국정과제 차원의 조율을 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본인의 약점으로 꼽히던 ‘소통’과 관련해서도 “개혁과 변화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겠다. 대통령 자문기관들에도 도움을 청하고 젊고 혁신적인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연명 사회수석도 동석해 소감을 밝혔다. 김 수석은 “사회정책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분배 역할을 강화하는 것, 그 부분을 조금 더 챙겨보겠다”며 “또 사회정책의 역할을 포용국가 내에서 분배를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조금 더 혁신성장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데 조금 더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교육 시스템과 복지정책 등도 혁신성장과 연결해 정책과 제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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