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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칭따오 양조장 가보니] 115년 효모 DNA에 광천수 기술..."1등 맥주 비결이죠"

1903년 獨서 가져온 효모 해마다 배양

유전자검사 등 1,800번 거친 품질관리

과학기술 더해 광천수 물맛까지 구현

매년 맥주축제 열어 지역경제도 살려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찾은 중국 청도의 칭따오 맥주 양조장. 1903년 독일인과 영국인에 의해 지어진 양조시설이 그대로 보존된 이곳에서는 하루 수 천명이 관람객이 들러 115년에 걸친 칭따오 맥주의 역사를 배우고 청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원장(原漿·효모를 안 거른 원액 맥주)’을 즐긴다. 국내에서 칭따오 맥주는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농담이 먼저 떠오르듯 자장면·짬뽕 등 중국 요리에 곁들이는 소박한 중국의 지역 맥주로 인식되지만 현지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1등 맥주로 손꼽힌다. 실제 박물관 시설도 겸비한 양조장에는 외국인 관광객만큼이나 중국인들도 많아 현지인들의 사랑을 실감케 했다. 독일 식민지배 상황에서 우연히 시작된 사업이 현재 1,455억위안(한화 약 24조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세계 5대 양조장으로 거듭나기까지는 과연 어떤 노력들이 있었을까.

칭따오 양조장·박물관 전경




◇115년 역사에 과학기술 더해 최상의 맛 구현=“칭따오 맥주에 가장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역시 115년 전 독일 사람들이 직접 독일에서 가져온 효모입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미생물인 효모의 DNA가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115년 전 바로 그 맛을 유지하죠.”

칭따오 양조장에서 만난 장 페이(Zhang Pei) 총 브루마스터는 칭따오 맥주 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에 따르면 맛 좋은 맥주를 빚는 과정은 아이를 잘 길러 인재로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 이때 아이는 효모다. 아이를 인재로 기르려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을 먹이며 공을 들여야 하듯 효모에 좋은 물과 질 좋은 맥아(싹튼 보리)를 먹여야 맛 있는 술이 탄생한다. 그는 “독일 마스터가 가져왔던 효모를 초저온 냉장고에 보관하다 매해 배양해서 사용하는데 이때 유전자 검사 등의 방법을 통해 변형이 없는 효모만을 고르고 그 가운데서도 제일 좋은 효모들만을 선택해 최상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며 “칭따오 양조장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맥주생물발효공정실험실’을 두고 이 같은 작업을 정밀히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물 처리. 물은 맥주의 98%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1903년 독일인들이 양조장 부지로 청도를 택했던 이유도 바로 청도 라오산에서 샘솟는 광천수 때문이었다. 장 페이는 “칭따오는 십 수년 전 과학기술을 통해 라오산 광천수의 유전자 비밀을 알아냈다”며 “과거에는 수질이 좋아서 이곳에 양조장을 지었다지만 이제는 아무 물을 가지고도 라오산 광천수의 맛을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그는 제품이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 1,800번에 이르는 검사를 반복하는 등의 꼼꼼한 품질 관리가 칭따오 맥주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장 페이 칭따오맥주 총브루마스터가 현재 출시중인 칭따오맥주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김경미기자


장 페이(오른쪽) 칭따오 양조장 총 브루마스터가 직원과 함께 맥주 생산 과정에서 맥아 농도를 살펴보고 있다. /김경미기자


◇도시까지 살리는 글로벌 맥주의 힘=글로벌에 인정받은 칭따오 맥주의 맛은 청도의 경제까지 살린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어디를 가도 칭따오 맥주를 만날 수 있고 세계의 관광객들이 바로 그 맥주를 마시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특히 1991년 중국 청도에서 시작해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국제 맥주 페스티벌 지역 경제를 살린 일등공신이다. 매년 8월 말부터 14일간 열리는 페스티벌은 아시아 최대 맥주 축제이자 세계 4대 맥주 축제로 자리 잡으며 매년 수백 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 2003년 4,000만 위안(한화 약 65억원)을 들여 청도 시내 공장에 지은 맥주박물관 역시 하루 8,000명, 연간 100만명이 들리는 청도 대표 지역 명소가 됐다.

칭따오 맥주는 중국 현지 1등 맥주라는 브랜드와 과학기술을 통해 구현한 맥주 맛을 통해 현재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로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린 후 최근에는 각종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프리미엄 맥주’로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년 간 두 번째로 잘 팔리는 수입 맥주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장 페이 브루마스터는 “한국에서 먹는 칭따오와 현지의 맛은 다를 수 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맥아 농도를 10% 높이고 물에 광물질 함량을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에서는 라거를 주로 드시는 걸로 아는데 상쾌하고 부드러운 맛의 밀맥주인 ‘위트비어’, 깊은 풍미의 흑맥주 ‘스타우트’ 등도 맛있으니 다양하게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칭따오=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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