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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형님 리더십'…외풍 안타는 BNK 됐다

투명경영 통한 조직 정상화 효과

지역경기 부진에도 경영 호실적

"눈치 안보며 일하는 조직 만들어"

김지완(오른쪽 세번째) BNK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BNK부산은행 용호동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다과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사진제공=BNK금융.




‘불수도북(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 완주’가 트레이드마크였던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부터 올해 5월까지 전 계열사 임직원과 매월 2회 정기 산행을 가졌다. 참여인원만 2,158명이나 되고 총산행거리는 3만5,663㎞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내부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김 회장은 말없이 의지대로 밀고 나갔다. 지난 5월부터는 김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산행을 독려하는 일이 사라졌지만 이제는 직원들이 스스로 등산모임을 만들 정도로 마니아층이 생겨났고 주말을 이용해 산행을 즐기는 분위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조직 내부도 권위적인 티를 조금씩 벗고 과거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형님 리더십을 리더십이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는다. BNK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오랜 산행 경험을 통해 직원 개개인이 건강을 되찾고 조직이 단결되는 등 파생되는 긍정 효과가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형님 리더십’이 BNK금융그룹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한 순혈주의에다 채용비리, 주식 시세조종 의혹 등에 시달리면서 조직 스스로가 위축됐지만 이제는 지역 은행의 자존심을 살리자며 빠르게 결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학연·지연이나 정치권 외풍에 따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던 조직을 다잡기 위해 가장 먼저 지배구조에 손을 댔다.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장과 지주 및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을 모두 분리한 것이다. 또 전결권을 하부에 이양하고 그룹장 제도를 신설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경영과 자율경영체계를 만들었다. 눈치 보지 않고 각자 주어진 일만 하도록 한 것이다. 효율성도 높아졌다. 특히 인사 관련 결재문서에는 출신학교를 넣지 않도록 해 철저히 능력 위주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불필요한 서면보고도 없애 직원들과 직접 부딪치며 소통을 강화했다. 취임 후 그룹의 380여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면서 “현장을 중시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



BNK금융그룹은 올해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5,39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과 해운 산업의 위축으로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이 가능했던 것도 기업 부실을 털어낼 완충장치를 미리 마련해놓은 게 도움이 됐다. 실제 김 회장 취임 후 1년간 4대 핵심사업으로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디지털, 글로벌 등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것이다.

외부의 역량 있는 인재 영입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인재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 김 회장은 직원들의 자기계발도 독려했다. 지식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독서나 대학원 진학, 학원 수강, 세미나 참석, 그룹의 주말 연수 등에 참여하면 지식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우수 직원에게는 해외 체험 연수나 자기계발장려금을 주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김 회장은 ‘금융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뿌리 깊은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사석에서도 “금융에서 보이지 않는 자산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김 회장은 “과거 은행 중심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예외 없이 모든 구성원이 수긍하는 그룹 경영의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고, 이런 원칙을 조직에 스며들게 하는 게 가장 큰 임무”라며 “이렇게 모인 맨파워는 그룹을 강력한 시너지로 묶이게 하고 결과적으로 성장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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