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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대상] '중정'으로 채광·쾌적함 극대화...다세대주택의 진화

-밝은다세대주택

주차장과 출입 동선 분리

입주자 불편함 덜어주고

4베이로 공간활용도 높여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 작품인 ‘밝은다세대주택’ 정면. 밝은다세대주택은 기존 다세대의 불편함을 개선해 다세대 주거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제공






한국에서 ‘집’은 곧 ‘아파트’로 인식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아파트를 희망한다.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는 현 시대 사람들에게 아파트가 가진 편리함과 경제성의 소구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숫자상으로는 다세대·다가구 거주 비중이 아파트 못지 않게 높다. 그럼에도 이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주목받지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각종 편의 서비스가 도입되는, 심지어 식사까지 챙겨주는 ‘호텔 같은 아파트’는 나오지만 ‘다세대’에는 그런 부가 서비스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서민의 주거형식인 다세대의 발전 속도가 중산층 주거 아파트에 비해 더디다는 의미다. 다세대가 주택 분야의 마이너리그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듯하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밝은 다세대주택’은 작품 명칭에서 드러나듯 경기 안산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다세대 주택 건물이다. 지상 5층 규모에 총 11가구가 들어선 크지 않은 규모의 주택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기존 다세대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고, 다세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쾌적함을 최대한 끌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밝은 다세대주택’을 설계한 ‘피그건축사무소’의 김대일 소장과 이주한 소장은 20대 대부분을 다세대에서 보냈다. 다세대 경험자였던 그들은 자신의 기억 되짚고 기존 다세대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 뜯어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다세대를 구성했던 각각의 요소가 가지는 불편함을 확인하고 이를 새로운 형식으로 바꿔 거주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 작품인 ‘밝은다세대주택’ 주출입구. 밝은다세대주택은 기존 다세대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주출입구문부터 주차장과 분리해뒀다./사진=대한건축사협회 제


‘밝은 다세대’는 출입구부터 기존 다세대와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다세대의 경우 주출입문이 1층 필로티 주차장 한가운데 배치돼 있다. 이에 거주자들은 주차장에 들어선 꽉 찬 차들 사이를 비집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밝은 다세대’의 입구는 주차장 가운데가 아닌 도로변에 접해있다. 주차장과 출입 동선을 분리해 입주자들이 곧바로 건물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또 ‘스킵플로어’(건물 각 층의 바닥을 일반적인 1층분의 높이로 올리지 않고 층계마다 반 층 정도의 낮은 차이로 설계하는 방식) 구조를 적용한 덕분에 주차 부분의 층고 높이가 여타 다세대보다 높아 좀 더 쾌적한 공간이 구현됐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 작품인 ‘밝은다세대주택’ 내부 모습. 밝은다세대주택은 기존 다세대에서 보기 힘든 중정 구조를 적용해 세대 내부의 채광과 쾌적함을 높였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제공




이렇게 들어간 건물 내부에는 2층에서 계단의 방향이 바뀌는 부분에는 큰 창을 설치했다. 입주자들이 창을 통해 조금이라도 외부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설계자의 배려에 가까운 장치다.

설계자들은 또 건물 내부의 개방감을 넓히려고 시도했다. 통상 다세대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이 좁아 방안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고 환기도 잘 되지 않아 거주자들의 불편을 겪는다는 점을 생각해서다. 설계자들이 마련한 해법은 건물 내부에 중정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중정이란 건물 중간의 마당과 같은 공간인데 이 중정을 통해 들어온 빛으로 답답해 보일 수 있는 건물 내부를 밝게 하고 거주자들의 쾌적감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밝은다세대주택은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임에도 4베이 설계를 적용해 쾌적함을 높였다.


세대 내 개방감도 다른 다세대보다 뛰어나다. 밝은 다세대주택은 소형 1~2인 가구를 위한 거주 공간들로 구성됐지만 전체 가구 중 약 3분의 2의 정도를 남향과 전면 도로를 향하는 4베이(bay)로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였다.

외벽 마감재는 붉은 벽돌로 처리했다. 이는 설계자들이 제한된 공사비 속에서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짐을 구현하고자 하는 의도다. ‘밝은 다세대주택’ 들어선 본오동은 전형적인 다세대,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의 건물들이 적벽돌 외장을 갖추고 있다. 동네 분위기를 깨치지 않고 기존의 동네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선택한 재료가 붉은 벽돌이라는 뜻이다. 박종철 심사위원은 “각 세대별 거주자의 편의성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극대화하고자 한 설계자의 의도가 단연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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