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13일 화재로 2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한 국일고시원의 2차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종로구청, 종로소방서와 함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내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시원 안에 소방설비가 설치돼 있는지, 작동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점검하고 내부 증·개축 여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도 이날 현장에 나와 계량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 전기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건물 1층에 입점한 음식점은 입구에 ‘금일 휴업’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채 장사를 멈춘 상태다. 국일고시원 앞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남겨둔 물건들이 쌓여있다.
지난 9일 오전 5시께 국일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고시원 301호 거주자인 A씨가 사용하던 전기히터에서 불이 시작돼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이달 말에야 나올 전망이다.
아직 입건된 사람은 없지만, 경찰은 A씨에게 실화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전날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경찰이 병원을 찾아가 A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건물주 책임이 드러날 경우 건물주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국일고시원 건물의 지분은 한국백신 하창화(78) 회장이 40%, 하 회장의 동생이 60%를 보유 중이다. 한국백신은 최근 비소가 검출된 일본산 도장형(경피용) BCG 백신의 한국 수입사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구청, 세무서 등에서 자료를 제출받아 해당 건물이 소방법과 건축법 같은 법을 어기진 않았는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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