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우려한 대로 성장률은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여전히 정보기술(IT) 업종이 실적 성장을 이끈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를 빼면 영업이익은 줄었다. IT 다음으로 덩치가 큰 화학·철강 업종도 성적이 나빴다.
1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상장사 534개사(금융업·분할합병 기업 등 100개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484조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8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46조원, 순이익은 33조원으로 각각 6.93%, 3.39% 증가했다.
실적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순이익을 중심으로 한 실적 증가율은 둔화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49%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6.85%로 0.16%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 성장세는 여전히 전기·전자 업종이 이끌었다.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21조3,190억원으로 48.15%나 늘었다. 전기·전자 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는 3·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534개 기업의 전체 매출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15%(1·4분기~3·4분기 누적 기준)로 다시 높아졌다. 1·4분기에는 13.06%, 2·4분기에는 12.88%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올해 누적 매출액(3·4분기 말 기준)은 1,218조원으로 지난해보다 5.35%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82조원, 61조원으로 각각 0.1%, 6.39% 감소했다.
이 밖에 종이목재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912.46%에 달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874억원에 불과해 기여도는 낮은 편이다. 영업이익 규모가 큰 편인 화학업종(1조8,545억원)은 업황 부진으로 27%나 줄었고 철강(1조4,434억원)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분석 대상 기업 중 394개사(73.78%)의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고 140개사(26.22%)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전환 기업이 65개로 흑자전환 기업(52개)보다 더 많았다. 상장사들의 3·4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6.4%로 지난해 말보다 1.77%포인트 감소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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