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진출해 있는 유럽과 호주·캐나다 등은 당국은 물론 기업과 소비자도 제품 선택의 과정에서 기업의 윤리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독 책임을 맡은 우리 정부가 이미 한번 내린 결정을 뒤집으면서까지 스스로 국내 기업의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허가와 영업에 차질이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이번 결정이 유럽과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오리지널업체의 견제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최근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 ‘휴미라’를 북유럽 시장에 기존 가격의 20%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오리지널업체는 최근 반값 할인과 끼워팔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거짓 정보 흘리기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맞춰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도 오리지널의 80% 수준이었던 바이오시밀러의 약값을 시장별로 상황에 따라 오리지널의 반값 또는 반의반 값으로 낮추며 출혈 경쟁에 뛰어드는 형편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윤리성을 문제 삼아 경쟁업체에 대한 비방광고도 난무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총만 22조원에 달하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선두주자라는 점과 진출해 있는 시장이 ‘삼성=한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지역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국내 바이오업계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려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 사태 때 확인됐듯이 제약·바이오산업은 분위기를 크게 탄다”며 “국내 바이오산업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려는 시점에 이 같은 문제가 부각되면서 투자가 위축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업체가 탄생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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