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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니콘 키운다] 대학 인프라 만난 혁신 아이디어…창업 생태계를 달구다

<3>창업전진기지로 변신한 '창업선도대학'

대학 전담인력·시험장비 등 활용

예비창업자 발굴·성장 全단계 지원

VC·엔젤투자자 그룹 미팅 주선도

슈가힐 등 스타트업 성장 큰 도움

정부, 도입 7년새 43곳으로 확대

일자리 1만5,178개 창출 효과

창업선도대학 가운데 한 곳인 동국대가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이어주기 위해 개최한 국제 전시회에 해외 바이어들이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4월 창업한 슈가힐은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네모’로 부동산업계에서 주목받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네모는 사무실·상가·공유 오피스 매물을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발한 상업용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020) 서비스다. 각종 매물 정보와 빅데이터 기반 프랜차이즈 및 상권분석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 회사가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엔 창업 초기부터 길잡이 역할을 해준 대학이 있다. 슈가힐은 수도권 창업선도대학 중 한 곳인 숭실대 창업지원단이 주최한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 참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한 데 이어 소셜네트워킹(SNS) 마케팅과 언론 홍보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이용일 슈가힐 대표는 “청년 창업가들이 회사를 설립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취약한 재무구조와 부족한 인력”이라면서 “지난해 창업을 하면서 숭실대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자본금 조달은 물론 대학의 우수한 인턴 인력을 확보하며 초기 창업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상아탑에 갇혀 있던 대학이 변하고 있다. 학문을 주로 연구하는 딱딱한 지식의 전당에서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의 창업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학의 창업 인프라와 (예비) 창업가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만나 새로운 창업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을 창업의 혁신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해외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독일은 정부주도로 고등교육기관(대학)에서의 창업 분위기 확산을 통해 고급기술 기반의 창업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EXIST’라 불리는 이 사업은 독일연방 경제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대학 및 연구소내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하고 신생 창업기업 자금지원, 고급기술 기반 창업 유도를 위한 프로그램 을 운영한다. 이스라엘도 ‘스타타우(StarTau)’와 이숨(YISSUM)’ 처럼 정부 주도로 우수 인적자원을 활용한 기술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대학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11년 도입돼 올해 8년 차를 맞은 창업선도대학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은 정부가 전담 인력과 시험 장비 등 창업 인프라를 갖춘 대학을 선정해 지역의 창업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망 예비 창업자를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창업 후 성장 단계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패키지 형식으로 지원한다.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된 수도권의 한 대학의 멘토단과 투자자들이 초기 창업가의 사업 아이템을 듣고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제도 시행 첫 해인 2011년 총 2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15곳을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했다. 이후 매년 선정 학교와 예산을 늘려왔으며 올해엔 총 43개 대학, 89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창업선도대학은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초기 창업가들이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고 있던 아이템을 구체화해 사업으로 연결해주고, 마케팅과 홍보 활동도 지원해준다. 무엇보다 초기 창업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투자 유치를 위해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VC) 업계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준다. 대학의 우수한 교수들과 외부 전문가들로 창업 멘토단을 구성해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교육도 진행한다.

중기부 기술창업과 관계자는 “초기 창업가들은 저마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나 아이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만, 이를 사업화로 연결해 줄 투자자 그룹을 찾는데 애로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창업선도대학은 대학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우수한 창업 인프라를 활용해 민간의 벤처투자자들이 초기 창업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학부생 외에도 일반 창업가들에게 문호를 개방, 창업 관련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연결’에 방점을 둔 창업선도대학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숭실대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에 선정된 슈가힐은 올 3월 기준 고용인원이 28명으로 선정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00만원에서 10억6,000만원으로 7,400% 성장했으며 VC들로부터 4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엔 임직원들의 노력과 회사의 가치를 인정해준 기관투자가들의 도움이 있었다”면서 “특히 모든 것이 서툴고 부족한 창업 초기 단계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준 창업선도대학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민대와 한양대에서 창업선도대학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원더스와 블랙루비스튜디오도 외부 민간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퀵서비스 제공업체인 원더스는 4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하루 평균 배송 3,000건을 기록하는 회사로 거듭났고, 블랙루비스튜디오는 올 초 인공지능(AI) 전문 개발사인 아이크래프트에 인수합병(M&A)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창업선도대학은 2011년 제도 시행 후 지난 7년 간 (예비)창업자 사업화를 지원해 5,398명이 창업했으며, 매출 1조 1,502억원, 일자리 1만5,178개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소영 연세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대학은 공대나 경영대를 중심으로 훌륭한 교수진이 구성돼 있고 외부 투자자들 가운데서도 투자와 관련된 의사결정권이 있는 인력들이 멘토단으로 들어와 있다”며 “기존의 대학의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지역의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대학이 자연스럽게 지역의 창업 혁신 거점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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