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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대출 다시 늘려야 하나"…난감해진 은행

금융위 신용대출 활성화 추진에

은행은 "부실률 높아 여력 없어"





금융당국이 자영업자 신용대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은행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를 잡겠다며 규제를 강화했는데 연말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에 자영업자 신용대출을 활성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자영업자의 실시간 카드매출정보를 분석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사를 육성해 보다 체계화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 자영업자들은 직장인에 비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담보대출이나 보증서 대출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카드매출 등도 신용대출 심사 자료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춰 많은 자영업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올 초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을 옥죈 금융당국이 신용대출만 꼭 집어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액은 1조5,882억원으로 올 3월(2조2,108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더구나 은행들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담보 위주의 손쉬운 대출을 하지 말라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이미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덜 올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올해 8~10월 동안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4.77%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3.42%에서 3.72%로 0.3%포인트 올랐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상대적으로 부실이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금리 인하 여력이 거의 없다”면서 “소득 신고를 꺼리는 자영업자가 당국의 방침을 환영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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