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카오·네이버페이가 삼분하고 있는 모바일 페이 시장에 신한은행도 가세한다. 시중은행이 모바일 페이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는 처음으로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 특히 신한금융 관계사로 있는 신한카드가 ‘신한판페이’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자체적인 ‘신한페이’를 내걸고 뛰어들면서 신규 고객 유치전도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다이소·암웨이 등의 유통업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모바일 페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쏠(SOL)’을 통해 현금이나 카드 없이 모바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전국 1,200개 매장에서 570만명이 이용 중인 아성다이소와 협약을 체결, 다음달 다이소-쏠 페이를 출시하고 한국암웨이와는 ‘암웨이 월렛’ 서비스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주요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내년부터는 신한페이를 활성화시켜 ‘쏠(SOL)’을 전 국민 금융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중은행들은 삼성·카카오페이 같은 비금융회사들과 손을 잡고 전용 비대면 계좌를 만드는 수준이었다면 신한은행은 직접 페이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신한은행은 삼성페이를 통해 새 모바일 통장(쏠편한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한 서비스를 해왔다. 신한은행이 직접 모바일 페이 시장에 뛰어들면 신한은행 고객은 별도 계좌에 잔액을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드는 등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실사용자가 각각 1,040만명, 1,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신한은행이 모바일 페이 고객을 확대하면 저비용성 예금을 확대하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CGV·CU·세븐일레븐·이마트24·배달의민족·쏘카 등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2만5,000개 가맹점과 제휴를 맺고 있다. 더구나 기존 페이의 결제구조는 계좌에서 계좌로 입금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그날 모바일 페이로 벌어들인 매출을 구분하기 어려운 반면 신한은행과 오프라인 협약을 맺은 다이소는 현금·신용카드·신한페이 등 결제 방식에 따른 매출 집계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디지털 앱 쏠은 단순 비서를 넘어 집안일을 꼼꼼히 챙기는 집사처럼 알아서 움직이며 고객이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컨시어지(안내인)’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쿠팡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업체들이 고객 니즈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애자일(신속한) 조직으로 바꾸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 2월 출시된 신한은행의 쏠은 현재 7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내년에는 1,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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