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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도 '외부 수혈시대'...우수 기술 들여와 사업화 '착착'

특허청 특허거래전문관·IP활용전략 컨설팅

기술 매칭·중개 협상·법률 검토 등 적극지원

중기 R&D비용 따른 리스크 최대한 줄여줘

컴트리·효신테크 등 도움받아 매출 급성장

김태만 특허청 차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공동주최한 ‘2018 지식재산(IP) 활용전략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특허청






한 중학교의 급식 조리사들이 효신테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내장형 훈연 기능 탑재 상업용 오븐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효신테크


#PC 유통업으로 시작한 중소기업 컴트리 이숙영 대표는 지난 2012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PC 유통만으로는 회사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PC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유통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였지만 제조 시설을 갖추고 생산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지점은 우수한 특허를 확보해 기존 PC들과 차별화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특허거래전문관을 찾아 업종 전환에 따른 고민을 털어놓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망 분리 특허기술 3건을 이전 받았다. 컴트리는 이 기술을 토대로 버튼 하나로 업무용과 인터넷용을 나눠 쓸 수 있는 PC를 개발했고, 이후로도 특허거래전문관의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PC 전력저감 기술을 추가로 이전받았다.

컴트리의 내·외부망 분리 PC는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받아 정부·공공기관에 판매됐고, 2012년 기술이전 당시 5억원에 불과했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처음 업종 전환을 했을 때 특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다”면서 “특허거래전문관을 통해 외부에서 우수한 특허기술을 이전받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성장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오븐 전문기업 효신테크의 유상운 대표는 국내 상업용 오븐 시장을 해외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 늘 안타까웠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안간힘을 썼지만, 소수의 해외 기업들이 보유한 상업용 오븐의 핵심인 훈연 기술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자체개발한 제품은 훈연 발생시간 단축과 지속시간 연장, 훈연 소실 최소화 등 훈연과 관련된 주요 실험에서 해외 제품의 기술 벽을 넘지 못했다. 유 대표는 이런 기술적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운영하는 지식재산 활용전략 지원사업에 응했다. 특허 전문가들은 효신테크 제품이 가진 기술적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최적의 해결방안 도출하기 위해 모든 연구개발 과정을 함께했다. 오븐 외부에 있던 훈연 박스를 안으로 넣었고, 분리돼 있던 훈연 히터와 훈연 재료를 직접 접촉시켜 훈연 발생시간을 단축했다. 훈연 히터가 닿아서 훈연 재료가 빨리 소실되는 문제를 외부 산소 유입통로 최소화를 통해 해결, 훈연 지속시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효신테크는 새 기술을 바탕으로 내장형 훈연 기능을 포함한 상업용 오븐을 출시, 수입 제품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2014년 1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41억원으로 불어났고 종업원 수도 33명에서 60명으로 늘었다.

이숙영 컴트리 대표




특허도 외부에서 수혈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금력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외부에서 우수한 특허를 이전받아 사업화로 연결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완성된 기술이나 우수한 특허를 외부에서 도입해 사업화하는 것은 자체 연구개발보다 사업화의 속도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중소기업에게 유리하다. 현재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특허거래전문관 지원과 지식재산 활용전략 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외부 특허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허거래전문관은 특허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필요한 특허를 찾아 거래를 중개해 주는 전문가다. 주로 특허기술 거래에 필요한 상담, 적정 수요·공급 특허기술 매칭, 중개 협상, 계약 체결을 위한 법률 검토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허거래전문관은 기술 분야별 박사·변리사 등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권역별 지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어 전국 어디에서든 특허거래 중개 상담이 가능하다. 지난 2006년 2명으로 시작한 특허거래전문관은 현재 17명이 활동 중이다. 올해 9월까지 이들이 거래한 지식재산권(IP)은 2,300건, 기술료는 1,394억원에 이른다. 특허거래전문관을 활용한 IP 사업화는 매출과 고용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부터 올 6월까지 중소기업들이 외부에서 도입한 IP를 제품·서비스에 적용해 발생한 누적매출액은 6,161억원, IP 사업화를 위해 고용한 누적 인원은 1,612명이다. 특허전문관을 통해 업종 전환에 성공한 컴트리의 경우에도 매출은 지원 전인 2012년 5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종업원수는 3명에서 36명으로 대폭 성장했다.

IP활용전략 컨설팅 사업도 중소기업이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시에 상품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우수한 IP를 보유하고 있어도 전문인력과 자금부족 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주로 지원한다.

사업은 크게 제품혁신과제와 사업화 과제로 구분된다. 제품혁신과제는 효신테크의 사례처럼 기업이 자체역량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제품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다. 특히 제품혁신과제는 특허, 디자인 전문가들이 모여 단기간(5개월 이내)에 기존 제품이 가진 품질, 공정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준다. 유상운 효신테크 대표는 “IP 활용전략 컨설팅을 통해 동종 분야 기술로 해결하기 어려운 제품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기술 개발 아이템도 발굴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 상가출입문의 에어커튼 특허기술을 차용 해 오븐 배출구로 훈연이 쉽게 소실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화 과제는 기업의 현재 사업기반 또는 미래 사업전략과 관련해 IP를 활용한 경영솔루션을 제공한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활용과장은 “지식재산 사업화 성공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특허청은 특허기술 거래·사업화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지식재산을 적절히 활용해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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